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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의성, 1,000여 개 못 ‘전통수리 농업시스템’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2.09.13 02:26 수정 2022.09.13 08:34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 추진한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기후와 풍토에 따라, 농사를 짓은 방법이 다르다. 똑 같은 생산물이라도 그 맛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산맥이 가로질러, 이쪽과 저쪽이 또 다르다. 게다가 짓는 방법에 따라 또 다르다. 

세계 중요 농업 유산 시스템(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은 어떤 국가 또는 지역 사회나 환경에 적응하면서 몇 세기에 걸쳐 발달하고 형성되어 온 농업적 토지 이용, 전통적인 농업과 관련하여 육성된 문화, 경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차세대에게 계승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2년에 식량 농업 기구 주관으로 창설한 제도다.

GIAHS 인정 지역의 기준은 식량·생계수단의 확보,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의 기능, 전통적 지식·농업기술의 계승, 사회제도·문화습관, 경관이 수려한 토지이용, 특수한 토지·수자원 관리 등이다. 2018년 경북도에 따르면, 울릉도 화산섬 밭농업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9호로 지정됐다. 울릉도 화산섬 밭농업시스템은 육지에서 130㎞ 이상 떨어져, 고립된 화산섬이다. 척박한 급경사지 지형에서 자연에 적응하며 만들어낸, 지역 주민들의 전통 생활방식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2019년 5월 27일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모두 열 두 가지다. 2013년 전남 완도의 청산도 구들장논을 시작으로 매년 1~3개의 국가중요농업유산이 선정됐다. 2018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충남 금산군의 ‘전통인삼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됐다. 인삼 품목으로는 세계 최초이다. 2017년 경남 하동 전통 차 농업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 2일 의성군에 따르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0호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하기 위한 조사‧연구 용역 중간보고 및 전문가 자문회의를 가졌다. 중간보고 후, 향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지역 현안인 태양광 설치, 저수지 시설 현대화 등 동적 보전관리 측면에서, 관련 부서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은 우리나라 최초 사화산(死火山)인 금성산 일대에 고대부터 영농에 불리한 여건을 극복했다. 선조들이 만들어 온 1,000여 개의 못과 관련한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으로, 국가적으로 인증 받은 보전 가치를 넘어선다.

이제 세계적으로 유산자원의 중요성과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고자, 의성군과 지역주민협의체가 함께 작년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의성전통수리농업 지역주민협의체 조경래 대표는 살아오면서 지역에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농업유산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은데 높은 긍지를 갖는다. 전문가의 연구와 의성군과 주민협의체 노력으로 세계적 보전 가치를 인정받길 기대한다. 지역주민들이 더 높은 긍지를 갖도록 교육과 홍보에도 힘써 달라고 말했다.

김주수 군수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2020년부터 전문가, 주민, 관련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농업유산 보전활용추진단을 구성 및 운영했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전문가들과 자문회의를 갖는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등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 최선을 다한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국가중요농업유산제도를 운영했다. 2014년 ‘청산도 구들장 논 농업’과 ‘제주 밭담’, 2017년 ‘하동 전통 차 농업, 2018년 ‘금산 전통 인삼농업’, 2020년 ‘담양 대나무밭 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특히 담양 대나무밭은 농업의 자연친화적 토지 이용, 전통 농업기술, 아름다운 농업문화경관, 대나무가 잘 자라기를 기원하는 죽신제 등 문화·사회적 가치 등을 인정해 대나무 품목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현대문명은 우리들에게 편의를 주나, 우리의 전통을 없애는 경향이 있다. 이제부터 농업뿐만 아니라, 없어지는 모든 전통을 찾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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