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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할머니 아들행세 50대 7억원 뜯어 잠적 '쇠고랑'

박수연 기자 입력 2016.07.26 16:13 수정 2016.07.26 16:13

과거 유흥업소에 필리핀 가수를 소개시켜 주는 사업을 하며 소위 잘 나가던 서모(51)씨는 2013년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빈털터리가 됐다.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하루하루 힘든 날을 보내던 그에게 친 어머니처럼 자신을 대해주는 자산가 서모(77·여)씨가 유일한 안식처였다.그는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서씨를 '어머니'라 부르며 병원에 함께 가고 소고기 등을 선물하는 등 잘 따랐다. 또한 서씨는 남편을 여의고 자녀들과 재산 다툼 등으로 관계가 소원해지자 이런 그를 친 아들처럼 보살펴 줬다.그는 친 어머니와 같은 서씨가 자신을 아들처럼 보살펴 줬지만 가슴한켠에는 여전히 사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에는 돈이 없었다. 돈을 마련해야만 했다.고민에 빠진 그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서씨가 떠올랐다. 평소 자산가로 소문난 서씨에게 부탁을 하면 흔쾌히 돈을 빌려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서씨에게 "갑자기 돈 쓸 일이 있다. 1억원을 빌려주면 유명인사와 같이하고 있는 계에서 받을 계금 15억으로 빌린 돈을 바로 갚겠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대로 서씨는 이를 흔쾌히 허락했다.돈을 빌린 그는 서씨에게 매월 3% 이자를 지급했다. 그는 빌린 1억원을 생활비와 유흥업소 사업 등에 사용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돈은 점점 더 필요해져만 갔다.그는 지속적으로 서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결국 2014년 1월27일부터 지난해 9월1일까지 총 12회에 걸쳐 7억3500만원을 빌렸다.그는 빌린 돈을 자신의 채무와 해외 골프여행 등으로 탕진했고 서씨에게는 2억원 정도만 갚았다. 더이상 돈을 갚을 능력이 안된 그는 서씨와의 연락을 끊은 채 잠적했다.이에 배신감에 사로 잡힌 서씨는 지난 5월 자신이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라 생각했던 그를 결국 경찰에 고발했다. 결국 이 둘의 모자관계는 끝이 났다.대구 중부경찰서는 평소 자신에게 잘 대해 준 할머니에게 접근해 호감을 산 뒤 상습적으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서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2014년 1월27일부터 2015년 9월1일까지 서씨로부터 총 12회에 걸쳐 7억35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처음부터 할머니에게 돈을 뜯어낼 의도로 접근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사업이 망한 후 채무가 많았던 서씨는 할머니가 평소 외롭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대구/박수연 기자 poppy94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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