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덕 시장이 지난 7월 2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영일만대교 건설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경북과 포항의 숙원사업인 영일만대교 건설이 국방부 반대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경북도와 포항시가 군 작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계획을 수정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항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 교량인 영일만대교(동해안대교) 건설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영일만대교는 포항 남구 동해면~북구 흥해읍까지 전체 길이 18㎞(해상교량 9㎞, 터널 2.9㎞, 도로 6.1㎞)로 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조 6189억 원 규모다.

흥해읍에서 포항신항 인근 인공섬까지 사장교와 접속교를 놓고 인공 섬에서 동해면까지 다시 사장교와 접속교를 놓아 만드는 다리다.

전체적으로 2개의 사장교로 구성되는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내년 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고속도로와, 이미 개통한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연결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고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동안 두 차례 정부 예타에서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데다, 당선인 시절에도 건설 현장을 찾아 추진 의지를 밝혔고, 추경호 경제부총리에게 관련 예산 반영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영일만대교와 관련한 예산 20억 원을 편성해 국회 의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그러나 국방부는 포항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외해로 군함이 나가거나, 인근 포항공항에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건설에 반대해 왔다.

한편 포항시는 사장교를 놓으면 교각 거리와 높이가 충분해, 군함 등이 드나드는 데 이상이 없다는 견해다.

하지만 수 차례 협의에도 국방부는 작전상 어려움을 이유로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가 계속 반대하면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산 확정시기를 앞두고 초조해진 도와 시는 군함이 드나드는 구간을 해저터널로 건설하거나 노선을 바꿔 우회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거론되는 해저 터널안은 흥해읍에서 포스코 포철 투기장으로 사장교를 놓고, 해저터널을 통해 동해면으로 나오는 노선이다.

처음 영일만대교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검토한 해저터널 건설안은 다리로 만들었을 때보다 예산이 8000∼9000억 원 가량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포항시는 울산∼포항 고속도로 종점부에서 포항 철강산업단지를 거쳐 형산강 둑을 따라 도로를 만든 뒤 흥해읍에서 나오는 사장교와 연결하는 우회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하면 군 기지 구간을 지나가지 않지만 애초 건설하려던 2개의 사장교 대신 1개의 사장교만 건설하기 때문에 관광활용도 면에선 기대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리 건설로 발전을 기대한 동해면 주민 실망감을 무마해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한편 경북도와 포항시는 내년 예산에 영일만대교 건설 사업비가 포함되지 않으면, 내년에 새롭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포항시가 함정 입출항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 결과를 제시하면 동의 할 수 있다"며 "국토부와 노선안에 대해 지속 협의해 왔고, 군 작전제한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영일만 횡단 구간 건설에 대해 협의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오는 17일까지 국토교통부에 안을 결정해야 보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더 미루면 장기 표류할 수 있어 조속하게 사업을 시작하는 데 방점을 두고 실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기·차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