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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北, 동시다발 말폭탄 여론전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5.07 17:38 수정 2017.05.07 17:38

‘수세 몰린’ 김정은 기분맞추기 목적도‘수세 몰린’ 김정은 기분맞추기 목적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압박에 중국까지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자 북한이 연일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심리적 압박을 느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적 도발이 어려워진 현 정세를 고려, 차선책으로 매체를 활용해 핵 무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6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매년 봄과 가을에 비공개로 진행하던 주한 미국인 소개(疏開·공습 대비 분산) 훈련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내외에 보여주고, 공화국을 최대로 압박해보려는 흉심이 깔렸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미국과 한국이 자신들을 노린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에 칼빈슨호 등 전략자산을 총동원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최고수뇌부를 타격하기 위한 '외과수술식타격' 훈련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 핵전쟁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우리 식의 선제타격이 개시되면 남조선은 물론 미제의 침략기지들과 악의 본거지들이 완전히 초토화될 것."이라며 "미국은 남조선에 있는 미국인 안전이나 걱정할 게 아니라, 미국 본토부터 구제할 대책을 강구하는 게 급선무일 것."이라는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북한의 매체를 활용한 이와 같은 주장과 대외 위협은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중국'과 '트럼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비난 수위도 높이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김철이라는 개인 필명을 내세워 "조중(북중)친선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해도, 핵과 맞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가 아니다."라며 "중국은 우리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국을 '주변나라'나 '대국(大國)'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한 적이 있으나, 이번처럼 '중국'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며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중국의 관영매체가 미국의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공격도 무조건적으로 막지 않겠다는 글을 실은 영향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또한 지난 5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대변인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못 본 체하고 묵인하면서, 우리의 탄도로켓 시험발사만 문제시하는 유엔 안보리 이사회는 '이중기준이사회', '미국안보리사회'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밖에 같은 기간 국가보위성 대변인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이 자신들의 최고수뇌부에 대한 테러를 기도했다고 주장하며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연구보고서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대변인은 '북한인권' 활동에 대한 비난 발언을 연이어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북한 국가기관과 각종 단체의 이러한 움직임이 핵 무력 고도화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한 측면과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기분 맞추기'에도 목적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최고지도자 중심의 독재정권이라는 특성에 비춰볼 때, 최근 미국과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데 따른 김정은 기분 맞추기 차원의 선전선동이 아닌가 싶다."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양 교수는 이어 "심리적 압박에도 최근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수 없는 정세가 전개되다 보니, 매체를 통해 전략적 도발 급의 말 폭탄을 쏟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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