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주민 손경애(53·여, 사진)씨가 환자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불의의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 8월 7일, 영양읍에서 남편과 함께 마트를 운영하던 손 씨가 이날 오전 갑자기 쓰러졌다.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손 씨는, 뇌경색으로 인한 혼수상태를 반복하며 뇌사 추정 상태가 됐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마비되지 않은 부위를 계속 움직이려는 등 회복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비보에 힘들어하던 가족들은 지난 11일 의료진으로부터 최종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손 씨의 간, 신장, 각막 등이 환자 5명에게 이식됐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손 씨는 평소 산을 좋아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가족들은 전하고 있다. 그는 조손가정 등에 식료품을 기부하고, 인재육성장학금 기탁에도 솔선수범했다.
손 씨의 남편 이 영우씨는 "배우자의 말이라면 무엇이라도 흔쾌히 믿고 따라주던 아내가 함께 생업에 임하며 아들과 딸을 장성시켰기에 앞으로 마땅히 누렸어야 할 부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많다"며 "고된 생업을 함께 하며 애들을 잘 챙겨줘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손 씨 가족들은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간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고 회고했다.
오도창 군수는 "갑작스런 삶의 끝에서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한 기증을 결심해 준 손경애 님의 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가장 소중한 생명나눔을 실천한 숭고한 결정이 지역사회에서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