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시범 실시하기로 한 ‘대구 본청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이하 대구공노)의 반발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공무원의 점심시간 휴무제와 관련, 대구지역 8개 구·군이 내년 4월부터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으나, 대구공노가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대구 구청장·군수협의회는 지난 16일, 점심시간에 주민센터가 아닌 본청을 찾는 민원인이 적고 일반적 행정 서식을 발급할 수 있는 무인 발급기가 갖춰져 있다며, 내년 4월부터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범 도입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대구공노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점심시간 1시간의 휴식은 단지 배고픔만을 면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다. 공무원 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노동권을 존중할 수 있어야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도 존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어 “대구공노는 내년 1월 1일부터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실시를 쟁취하기 위해 강고한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선포식은 21일 오전 대구남구청 앞에서 열린다.
노조는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대단히 잘못된 조치”라며 비판한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무원은 국민전체의 봉사자이고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국민에 대한 무한 봉사자"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점심시간에 교대근무라도 해서 민원의 공백이 없어야지 일부 공무원 노조에서 시위를 한다 해 점심시간에 민원실을 폐쇄한다는 것은 공직사회 기본도리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시장은 “주민을 위한 행정을 해야지 공무원을 위한 행정을 하는 건 아니지”라며 “수도권 어느 지자체는 24시간 민원처리 하는 곳도 있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공무원도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이고 정부에 의해 고용된 노동자다. 세금으로 급여를 받지 않으면 무엇으로 노동의 대가를 보상받아야 하나”라며 “얄팍한 몇 마디 말로 국민과 공무원을 갈라 치는 망언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한편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공무원도 제때,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야만 공적 업무를 볼 수 있는 민원인이 많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봉기·황보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