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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국의 탈춤’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2.12.05 08:23 수정 2022.12.05 08:57

"안동, 유네스코 그랜드슬램 달성했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18개 탈춤을 묶은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3대 카테고리(세계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 기록유산)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전국 자치단체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그랜드슬램’(Grand slam)을 달성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는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한국의 탈춤’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올렸다. ‘한국의 탈춤’ 등재는 안동시와 안동에 자리한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이 지난 2019년 문화재청에 ‘대한민국의 탈춤’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 등재 신청을 위해 ‘2019년도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 공모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유네스코 유산 홍보와 활용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임청각 복원, 안동댐 관광 자원화 등 지역 역점사업과 연계하여, ‘세계유산 대표 도시 안동’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한다. 세계유산의 산업화 및 관광 자원화를 이뤄낸다. 유교문화의 원형을 고스란히 지켜온 안동은 퇴계 이황, 서애 류성룡, 학봉 김성일 등의 한국 성리학의 본고장이다. 지자체 최초로 ‘안동학’이 정립됐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서울과 경주 다음으로 가장 많은 334건의 문화재(국가지정 106건, 경북도 지정 228건)가 지역 곳곳에 온전히 전해진다.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 ‘진정성과 완전성’을 인정받았다. 2010년 7월, 안동 ‘하회마을’이 ‘한국의 역사마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 속에 안동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알렸다.

2015년 305개 문중과 서원에서 기탁한 718종 6만 4,226장의 목판인 ‘한국의 유교책판’이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봉정사’가, 2019년 ‘한국의 서원’으로 ‘도산·병산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2016년에는 189개 문중과 서원에서 기탁한 550점의 ‘한국의 편액’이, 2018년에는 조선시대 1만여 명에 달하는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연명해서 왕에게 올린 청원서 ‘만인의 청원, 만인소’가, 지난달에는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앞으로, 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전통한지’를 포함한 전국 11개 지역 전통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를 추진한다. ‘한국의 편액’과 ‘조선왕조 궁중 현판과 편액’도 세계기록유산 공동 등재를 목표로 추진한다. 류성룡의 ‘징비록’도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한다. 이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씨앗은 문화·관광·경제·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선도하는 든든한 보루로써 더욱 빛을 발할 게다. 안동시는 확실한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탈춤놀이엔 금기의 위반이 여러 차례 나온다. 양반의 지체와 선비의 학식을 조롱한다. 특권층의 허구적 윤리성을 폭로한다. 남녀 질서도 전도된다. 적어도 무대에서만큼은 양반과 천민의 구분이 사라진다. 그 구분이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양반에게는 모욕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질서 위반의 극치를 발견하게 된다. 탈춤 속에 반영된 민중의식은 사회변혁 의지로까지 승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비판의식은 특정한 계기가 주어지면,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변혁의식’이다.

탈춤의 주제는 부와 권력을 풍자한다. 해학으로 권력을 희롱한다. 이 춤이 상징성은 ‘대동사회’(大同社會)다. 공자(孔子)의 대동사회는 경제적 분배의 형평성이다. 당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부의 격차이다. 이번의 등재로 안동시는 앞으로 공자의 안동시답게 ‘대동사회’를 이룩하는 계기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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