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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권기창 안동시장 주요 공약사업 '예산은 삭감'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2.12.26 08:22 수정 2022.12.26 09:33

의회는 '일본 온천관광지‘로 해외연수 가다니

지방의회는 해당지역의 주민이 뽑은 의원들이다. 의회 활동으로, 주민의 의사를 시정에 바르게 반영해야만 한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118조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고 명문 규정했다. 때문에 이들의 의정활동은 헌법이 정한대로 집행부를 감시·감독해야 한다. 그럼에도 안동시의회는 위와 같은 의무를 내팽개치고 말았다. 

안동시의원들이, 권기창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과 내년 집행부 해외 연수비용을 대부분 삭감했다. 그런 그들이 회기가 끝나기 무섭게, 얼씨구 일본으로 해외 연수를 떠나, 시민의 구설수에 오르며, 여론의 질타를 맞았다.

지난 20일 안동시의회는 예결특위 심사조정으로 삭감된 예산에는 가정용 상수도 사용료 감면 지원 25억 원이다. 광역상수도 공급체계 구축 관련 용역비 15억 원이다. 안동시 행정구역통합 추진 관련 3개 항목 1억 100만 원이다. 탈춤공원 겨울 테마파크 운영비 5억 원, 탈춤페스티벌 사업비 17억 원 중 8억 원 등, 권기창 시장의 ‘핵심 공약사업 대부분 예산이 포함’됐다. 

내년 고향기부금제 시행을 앞두고, 의회는 잽싸게 지난 22일~26일까지, 6,100여만 원의 예산으로 일본 홋카이도 노보리베츠시 방문을 위해, 비행기에 탑, 일본의 대표적 ’온천 관광지‘로 이륙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발행한 ‘분권레터’ 8월호에 일본 총무성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 ‘고향세 우수사례’에서 ‘교육 분야’에 홋카이도 유바리시와 엔베쓰정(町)이 포함됐다. 온천관광지 노보리베츠를 방문해, 고향세 선진사례 정책을 공유한다는 시의회의 국외연수 목적은 사뭇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시의회 내부에서 당초부터 공약사업에 대해 권기창 시장이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불만이 팽배, 조례 부결 및 보류하여, 시장의 공약 예산 편성 근거를 없앴다. 이를 핑계로 예산을 삭감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이나, 교육, 해외연수 등을 엄두도 내지 말라는 ‘경고’라는 분석도 있다.

안동시의회는 이에 앞서 각 상임위 활동서, 310억 원을 삭감했었다. 의장 홍보비가 요구액보다 적으니, 시장 홍보비도 깎아라. 의회 사무국장 업무추진비가 월 5만 원 인상에 그쳤으니, 집행부 실·국·과장의 업무추진비의 삭감하라는 등 감정적 예산 삭감으로 ‘도를 넘었다’는 비난보다 황당하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권기창 시장이 독단적이다’, ‘의회를 무시한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한 차례도 협의가 없었다', ’의회의 권한을 최대한 쓸 것’, ‘의원 1인당 100억 원씩 삭감할 것’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지역 정치권 비평가는 취임 첫 해부터 공약사업 관련 예산서, 차(車)·포(包)를 다 잘라낸 경우는 본적이 없다. 야당과의 경쟁이 없는 지역 의회가 이젠 집안 군기잡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의회가 의정활동을 보다 잘하기 위해, 해외연수를 갈 수는 있다. 안동시 의회는 이를 잊고, 약삭빠르게 해외연수로 줄행랑쳤다.

안동시의 예산은 모두가 시장이 후보시절 공약이다. 이 같은 공약으로 선출직 공직자가 됐다. 의회의 해외연수는 시민을 위한 공약을 보다 잘 실천할 수가 있도록, 이 방면의 해외연수는 갈수록 좋다. 난데없는 군기는 웬 말인가. 의회가 군인들의 훈련소인가. 시장 공약의 실천은 해마다 매니페스토(Manifesto)의 대상이다. 예산이 없어 공약을 실천하지 못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의회의 책임이다. 공약의 실천을 의회가 예산으로 가로막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니, 그 보고서는 시민들에게 보고해야 한다. 어느 의회처럼 모든 의원의 보고서가 토씨 하나도 다 똑같다면, 더하여 시장의 공약사업과 전혀 다르다면, 예산의 탕진일 뿐이다.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감독도 해야지만, 이번의 경우는 보다 적극적으로 집행부에 힘을 줘야하나, 실기(失機)하고 말았다. 다음부턴 힘을 실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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