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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잡초의 재발견…엉겅퀴·민들래 숙취해소 ‘특효’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5.17 10:21 수정 2017.05.17 10:21

완연한 봄이다. 봄은 자연이 주는 소중한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절인 듯하다. 파릇파릇해지는 자연과 부지런히 꽃망울을 터트리는 식물들을 보면 새삼 대자연의 순리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은 요즘에도 봄이 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나물을 캐러 다닌다. 모르는 사람 눈에는 한낮 잡초에 불과한데 용케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냉이, 씀바귀, 달래, 민들레, 쑥 등등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잡초들 사이에서 찾아낸다. 신선한 채소가 귀했던 옛날에는 이런 봄나물들이 건강을 지켜주는 귀한 자원이었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요즘엔 토종자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새로운 의약 소재나 기능성 건강식품의 원료로 부상하고 있다. 옛날에는 흉년과 외침의 연속인 우리나라 백성을 기근에서 구해낸 빈곤의 상징인 약초가 요즘 들어서는 효자 노릇을 하며 농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이끌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좋은 예는 바로 엉컹퀴와 민들레다. 엉겅퀴와 민들레는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데, 때론 잡초로 인식되기도 하고 때론 약초로 쓰이기도 한다. 한방에서 엉겅퀴는 대계(大薊)라고 하여 예로부터 뿌리를 한약재로 이용해 왔다. 동의보감에는 혈기를 식히고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민들레는 꽃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 하여 약재로 썼는데 주로 염증을 다스리는 데 사용했다. 이러한 엉겅퀴와 하얀 민들레가 현대 과학의 힘으로 새로운 자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엉겅퀴와 흰민들레 추출물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사람을 기준했을 때 소주 5병에 준하는 양의 알코올을 실험용 쥐에 먹여 급성으로 간을 손상시킨 다음 엉겅퀴와 민들레를 투여했더니 엉겅퀴는 손상된 간 조직을 회복시키고, 민들레는 위 점막의 염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이 두 가지를 섞어 투여할 경우는 간 손상과 위염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술 소비가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최근 알코올성 질환 관련 의료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종약초 엉겅퀴와 민들레에 대한 새로운 가치 발견은 국민 건강을 지킴은 물론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식품원료를 토종자원으로 대체해 농업 및 식품산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기존에 간 기능을 개선하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것은 서양엉겅퀴의 씨인 ‘밀크씨슬’로 전량 수입하고 있다.엉겅퀴나 민들레와 같이 식약 공용 소재로 이용할 수 있는 식물자원은 189종에 달한다.이들 자원 중 많은 것들이 약용식물이며, 선조들의 그동안 임상 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것들이다. 이들 약용작물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구명하고 다양한 기능성 식·의약 소재로 개발한다면, 관련 산업 전반의 고부가 창출이 가능하고 우리 농업의 미래 성장 산업화를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있는 이 봄이 우리 토종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발견하는 계절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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