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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대구·경북 지역의 '상급 병원 부재'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3.02.11 10:03 수정 2023.02.12 10:13

보건소 8번 공모에도 '지원자 전무'

사람은 늙거나 젊거나, 평생 동안 안 아프고 살 수가 없다. 이때는 의사를 찾는다. 의사는 의료인이다. 사람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몸이나 정신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면, 해당 질병을 전공한 의사를 찾는다. 대개 의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대도시 쏠림 현상을 보인다. 

지난 1월 경실련은 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책임 의료기관 의사 수, 책임공공병원 설치율, 치료가능 사망률 등 3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를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로 환산한 시·도별 책임 의료기관 의사 수는 경북이 0.55명이다. 

2022년 7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고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인구 10만 명당 근무 의사 수는 경북은 126.5명으로 제일 낮았다. 서울이 305.6명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이 경북보다 2.42배 높았다. 전체 의사의 30% 가까이가 서울 지역에 몰려 있었다.

2022년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전문 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는 전체적으로 2만 5,300명의 의사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신경과 등 내과계는 1만757명, 외과, 산부인과 등 외과계는 7,688명, 병리학 등 지원계는 5,916명, 일반의 1,112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20년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3.5명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런데도 의협은 우리나라 의사들은 ‘효율적’이라서 수 부족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3분 진료’가 환자 입장에서도 효율적일까. 주장의 이면엔 ‘의사 수 통제’를 통한 특권 유지의 바람이 놓여 있다.

2022년 12월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에 따르면, 외과응급질환은 골든타임 안에 수술 할 경우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 시간 이상 지연되면, 합병증이 증가하여,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치명적이다. 최종치료를 받기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보건소는 보건의료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 대구·경북 지역의 상급 병원 부재와 함께, 보건소 의사 충원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대구의 한 보건지소가 여러 차례 진료 의사 모집 공고에도, 지원자가 없어, 인력 부족을 겪었다. 그러나 보건소 의사 구인난을 해결할 뚜렷한 대책이 현재로선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중단됐던 대구 보건소·보건지소의 대민 업무가 오는 3월부터 다시 시작 될 예정이어서,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 북구에 따르면, 지난 해 5월~지난 8일 현재까지, 강북 보건지소는 진료 의사를 뽑지 못했다. 그동안 북구는 10개월 가까이 모두 8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달성 보건소는 작년 12월~지난 8일 까지 2차례 모집 공고에도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다. 당장은 보건과장이 소장 업무까지 겸하지만, 공백이 오래가면 진료에 차질을 빚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의료계 종사자들은, 코로나 이후 늘어난 보건소의 업무량이 많아, 지원자가 없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대구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는 돈을 적게 받더라도 주5일 근무이다. 일정한 퇴근 시간 같은 여유로운 삶이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주말 당직도 하고 많게는 하루에 1,000명까지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하는 등 일이 많아졌다. 북구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보건소 진료 의사를 구하기 힘든 분위기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소장을 포함한 대구 보건소 의료 인력 정원은 모두 37명이다. 공석은 2자리뿐이다. 

이 같은 의료인들의 부족은 대도시로 쏠림 때문이다. 당국은 쏠림현상을 해소할 방책을 세우고, 보건소 근무 인프라구축을 하루 속히 내놔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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