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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민주당 ‘非文’ 사라졌나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5.28 16:41 수정 2017.05.28 16:41

文정부 출범 바짝 엎드려…비문 아닌 ‘비주류’ 주장文정부 출범 바짝 엎드려…비문 아닌 ‘비주류’ 주장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非文) 진영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선 과정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 세력들을 패권주의 세력이라고 지적하며 각을 세우던 비문계가, 정부 출범 이후에는 어디에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그렇다고 앞장서 문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패권주의 운운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저 뒤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일단 비문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은 한결같이 '비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됐기에 이젠 친문과 비문이 아니라, 청와대와 가까운 주류와 조금 거리가 있는 비주류로 분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이와 관련 수도권의 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친문, 비문 구분은 의미가 없다."며, "지금 민주당 119명 모두 저와 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사실상 당내 비문계의 존재가 사라졌다는 점을 시사했다.한 중진 의원 역시 "이젠 '비문'이라기보다는 '비주류'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며 친문과 비문의 경계 설정이 무의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충청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 의원은 비문계의 움직임과 관련, "조용하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실제 전 정부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흔히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던 것을,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친박과 비박이 아니라 주류와 비주류로 불려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어쨌든 당내 비문계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지도가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문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으며 국정을 개혁적으로 수행하고 있기에, 이에 동조하지 않는 것은 자칫 반(反) 개혁으로 비칠 수도 있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또 아무래도 정권 초기에는 청와대의 힘이 막강한 만큼, 이를 의식하고 있는 현실적 이유도 들어있다. 그러다보니 비문계에서도 문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다.스스로 '비주류'라고 칭한 한 의원은 현 정부 초기 국정운영과 관련, "미흡한 점이 없다. 잘 하고 있다."며 "특히 탈권위주의적인 소통과 권력을 탐하지 않는 모습이 좋다"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도 "문 대통령은 비문이 주장했던 화해, 통합의 가치를 수용했다. 진영논리를 벗어나 실용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호평했다.비문계의 이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비문을 이끌 중심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입지 축소의 한 요인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간 비문의 중심 역할을 하던 김종인 전 비대위대표는 당을 떠났고, 안희정 충남지사를 돕던 박영선 의원은 대선 직전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원했던 이종걸 의원은 최근 당내 행보가 뜸한 편이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비문계가 전멸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중진 의원은 "서너 명이 모임을 꾸준히 가지고 있다. 칭찬할 건 칭찬하고 견제할 땐 견제해야 하지 않겠나."고 언급했다.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지사 측에 섰던 한 의원은 "지금은 개혁의 메시지만 던진 상태다. 결과물로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면 다시금 목소리를 내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당내 소수파로 몰려있는 만큼 이들의 향후 행보에 가속도가 붙긴 쉽지 않아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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