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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처녀뱃사공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6.06 14:31 수정 2017.06.06 14:31

처녀뱃사공이 이 땅에 처음 울린 것은, 1956년으로 내가 문경중학교 3학년에 다니던 때다.처녀뱃사공의 작사(노랫말)는 윤부길(윤복희 부친)이 하고, 작곡은 박재란이 불러 크게 명성을 울린 ‘님’의 작곡가 한복남이 ‘님’보다 앞서 ‘처녀뱃사공’을 작곡하여, 중진 여류가수 황정자가 불러, 6.25 한국전쟁즉후에 좋은 평판을 받았다.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이 기습 공격하여,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성립하기까지 3년 1개월에 걸친, 2차대전 후 일어난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인명 손실만도 백만명에 이르는 다시 있어선 안 될, 한국인의 비극일 뿐 아니라, 인류의 비극이라 할 수 있다.‘처녀뱃사공’은 전쟁 중에도 당시 국민에게 위안을 주는 유랑극단이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 지방에서 가냘픈 명복을 이어가며, 민초(民草)들에게 큰 위안을 주는 유랑극단이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 지방에서 가냘픈 명복을 이어가며, 민초(民草)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다.윤부길 악단이 섬진강 중·하류의 하동군 악양면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하동군 악양면에 흥행을 하기 위해선 일단 섬진강을 건너야 한다. 당시는 강을 건너는 다리가 없어, 나룻배를 타고 섬진강을 건너야 했다.섬진강 악양나루의 나룻배 뱃사공은 머리를 땋은 처녀 뱃사공이었다. 여성활동이 극히 제한적이던 당시로 봐서는 처녀가 사공노릇을 한다면 신문의 토픽감이 됐을 것이다.만능 대중예술가 윤부길 단장은, 낮에 처녀뱃사공이 노 젓는 나룻배를 타고, 섬진강을 건너 하동군 악양면에 있었던 흥행에서 짭짤한 성공을 거두었다.처녀 뱃사공의 기억이 강렬하여, 윤부길이 노랫말을 지었고, 윤부길악주단의 가수겸 악사였던 한복남 선생이 곡을 붙여, 황정자중진가수가 노래 불러, 인기가 높아 가고 있었지만, 당시 국민들에게 라디오 보급이 미약하여, 필자(나)가 ‘처녀뱃사공’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4년 뒤인 1960년 12월 말경이었다.처녀뱃사공이 느닷없이 등장한 것은,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노를 젓던 처녀의 오라비가 국가의 부름으로 육군에 입대했기 때문이다.전선의 향기를 품은, 군사우편(오빠편지)도 몇 번 배달되기 전에, 군에간 오라비는 치열한 전장에서 장렬한 전사를 하여, 이 땅 산의 높이를 보탰다. ‘처녀뱃사공’일화는 1969년 무렵, 일요신문(김종필창간/당시 8만 발행)에 ‘처녀뱃사공’ 작곡·작사 이야기 뿐 아니라, 김지미·나훈아 커플의 조우일화등도 심심한 대중에게 좋은 흥밋거리가 되었다.지방자치제가 활성화 되어, 전국 시·군·구에서 자기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지역 축제가 유행하게 되었는데, 어떤 지역은 축제가 다섯 손가락으로 모자라는 것은 보통이요, 자체적으로 일화·자산을 지니지 못한 지역에선 이야기를 조작하여, 남의 고장 것을 억지로 끌어들여, 자기 지역을 과시하는 웃지 못할 사실들도 심심찮을 정도로 많다.윤부길단장이 밝힌 바로는, 하동군 악양면의 처녀뱃사공을 소재로 노래를 지었는데, 하동군에 ‘처녀뱃사공’노래비도 있어 확고한 사실임에도 같은 도의 시군에서 ‘처녀뱃사공’가요제를 하고 있다.처녀뱃사공은 6.25당시 하동군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었단 말인가. ‘처녀뱃사공’의 첫 머리 ‘낙동강 강바람...’은 ‘섬진강 강바람...’이 맞을 것 같다. 교통이 불편하던 1950년대라서, 경산도를 흐르는 강은 무조건 낙동강으로만 알아, 경남 하동군을 흐르는 섬진강도 낙동강 으로 착각(오인)한 것 같다.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나룻배 노를 잡던 ‘처녀뱃사공’이 살아 있다면 최소 연세가 85세는 넘었을 것이다.지금까지 타계 않고 살아 있다면, 당시 나룻배를 타고, 강(섬진강)을 건넜던 그 시대 사람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들려주면 어떨까.요새는 처녀뱃사공은 없지만, 처녀가 선장(항해사)가 되어, 대형 선박사고를 일으켜, 실종자들의 유골이 발견되어, 근래 유족과 국민들의 가슴앓이가 되고 있다.이 나라에서 가장 큰 선장은, 대통령이다. 대한민국호를 무사고 운행하여, 국민들이 소원하는 행복의 항구로 이끌어 주기를 하느님께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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