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3000원가량 더 오른다. 가스요금도 월 4400원가량 부담이 더 늘어난다. 2분기(4~6) 요금 인상 결정이 미뤄지면서 결정된 이번 요금은 소급적용 없이 16일부터 적용된다. <관련기사 10면>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고물가 속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우려,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kWh(키로와트시)당 8.0원,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한다.
이번 요금 조정은 지난 1월 요금조정 시 반영하지 못한 지난해 연료비 증가분 중 일부를 반영한 것으로, 소비자 수용성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요금 인상에서는 전력량요금을 kWh(키로와트시)당 8.0원 인상했다. 따라서 16일부터는 kWh당 154원이 전력량요금이 적용되는데, 현재 요금수준 대비 인상률은 5.3%다.
나머지 기본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은 이전과 동일하다. 전기요금은 지난해에만 총 세 차례(3·6·9월)에 걸쳐 kWh당 19.3원이 올랐는데, 올 들어 지난 1분기(kWh당 13.1원 인상)와 이번 인상분을 포함하면 이미 지난해 연간 인상 수준은 넘어섰다.
소비자가 내는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1600원(7·8월 제외)에 사용량에 따른 전력량 요금과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을 더해 결정된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평균적인 4인 가구(월 사용량 332kwh)의 월 전기요금 부담액이 약 3000원(부가세·전력기반기금 미포함) 더 늘어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에 청구되는 전기요금은 5만7000원대에서 6만원대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은 가정용과 산업용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이번 전력량요금 인상분(kWh당 8.0원)을 3년에 걸쳐 2.7원씩 분할 인상한다. 기후환경요금 인상분(kWh당 1.7원)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기간에 농민들의 요금 부담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분기 난방비 폭탄 우려로 한 차례 동결됐던 민수용(주택·일반용) 가스요금도 MJ당 1.04원이 오른 20.7354원(주택용)으로 인상된다. 4인 가구 기준 월 4400원(3861MJ 사용량 기준)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현재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19.6910원(주택용)으로, 이번 인상률은 5.3% 수준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1분기 가스요금은 난방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동절기 국민 부담을 고려해 동결했지만, 최근 가스공사 미수금이 급증하고 재무상황이 악화 중인 상황에서 인상요인을 일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2021년 이후 국제연료 급등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도 6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가스공사의 경우 지난 1분기 미수금이 11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말 8조6000억원에서 지난 1분기(1~3월)에만 3조원이 증가한 규모다. 부채비율은 640%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137%p 상승했다.
한편 한전과 가스공사는 지난 12일 각각 25조7000억원, 15조4000억원 규모의 고강도 재무 절감대책을 내놨다. 비핵심 자산매각과 보유자산 임대를 통한 수익증대, 임직원 성과급 반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