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스포츠

난민 올림픽팀 "국기 아닌 오륜기 들게 됐지만 슬프지 않아"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7.31 22:10 수정 2016.07.31 22:10

"국기가 아닌 오륜기를 들게 됐지만 슬프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난민들도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난민 올림픽팀(ROT)은 3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오륜기가 아닌 우리가 태어난 나라의 국기 아래서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난민 올림픽팀(ROT)은 4개국 출신 10명으로 꾸려졌다. 선수단 10명 중 5명은 남수단 출신이고, 시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DRC)이 각각 2명, 에티오피아인이 1명이다. 6명은 육상에, 수영과 유도에 각각 2명이 출전한다. 이들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개최국인 브라질에 앞서 오륜기를 들고 올림픽 주경기장 마라카낭 스타디움에 입장할 예정이다.이날 기자회견에는 수영 종목에 참가하는 시리아 출신 선수 2명과 유도에 나서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선수 2명이 참석했다. 콩고민주공화국 국적을 지닌 포폴 미젱가(24)는 "나에게는 2명의 형제들이 있지만 너무 어릴 때 헤어져서 이제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형제들이) TV를 통해 나를 보게 된다면 내가 브라질에서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9살 때 일어난 콩고 내전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졌으며, 숲 속에서 1주일을 넘게 헤매다가 구조돼 보육원에서 유도를 배웠다.미젱가는 "우리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난민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다른 많은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콩고 출신이자 여자 선수인 욜란데 마비카는 "올림픽에서도 난민 출신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 난민들도 다른 보통(난민이 아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다마스쿠스를 떠나기 전 시리아에서 수영 유망주로 촉망받던 유스라 마르디니는 "살아가면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인생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렇기에 삶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 이야기를 통해 알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이 소원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시리아 출신 라미 아니스는 "나는 부당하게 취급받고, 자신의 권리를 잃은 사람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서 있다"며 "도쿄 올림픽에서는 난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우리 역시 다음 올림픽에선 오륜기가 아닌 자국의 국기 아래서 경기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