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저금리 예금에 방치해 일부 이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향후 지자체의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하 통합기금)이 보다 합리적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31조 4,035억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통합기금의 관리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관리·운용 합리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자체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현재 전국 220개 지자체는 일반·특별회계, 각종 기금의 장·단기 여유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기금을 설치·운용하고 있으며, 작년 말 기준 조성액은 31조 4,035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하거나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을 위촉하는 등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문제점을 보면 ▲첫째, 통합기금은 공금횡령 방지를 위해 입?출금이 제한되는 공금예금계좌로 관리해야 하나 지자체 26곳(11.8%)은 보통예금계좌로 관리하고 있었다.
▲둘째,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하고 있었다. 권익위가 지자체 30곳 통합기금 운용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6개월간 70억 6,301만 원의 이자손실이 발생, 이를 220개 지자체로 환산 할 경우 1년간 약 1,035억 9,086만 원으로 추정된다.
▲셋째, 통합기금 내 ‘재정안정화계정’은 세입감소 보전 또는 코로나19 등 재난·재해 대응을 위한 비축제도로 적립이 부실했다. 적립기준을 충족하는데도 적립하지 않거나 과소 적립하는 경우가 있었고, 재정안정화계정 적립요건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여 사실상 적립이 곤란한 지자체도 36곳(16.4%)에 달했다.
▲넷째, 통합기금 운용심의위가 부적정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지자체 118곳(53.6%)이 법률을 위반해 기금 통합 심의위가 아닌 일반 심의위에서 심의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기금 분야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 상당수도 심의에 참여하고 있었다.
심지어 민간위원 직업으로 골프·레저스포츠·물리치료·심리치료·재활트레이닝·항공운항·외식조리·조경·방송기술·안경학과 교수 등과, 이장·통장·부녀회장·농가주부모임연합회장·자영업자(전기공사·자동차부품 제조) 등이 포함돼 있기도 했다.
이에 권익위는 ▲공금예금계좌 개설·운영 ▲고금리 예금 예치 등 효율적 관리 의무 명문화 ▲재정안정화계정 적립 사항 심의 포함 ▲재정안정화계정 적립요건 완화 ▲비(非)기금 심의위원회 심의 금지 ▲민간전문가 비율(1/3)미준수 시 ‘기금운용 성과분석 평가’감점 ▲심의내역·금융기관 예치현황 관리 강화 등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권익위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통합기금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지자체 스스로도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재정누수 방지에 더욱 노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