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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대출규제?…편법 ‘수두룩’

뉴스1 기자 입력 2017.07.19 15:43 수정 2017.07.19 15:43

아파트 경매 고공행진 여전아파트 경매 고공행진 여전

LTV 사각지대 ‘사업자 대출’ 부추겨 6·19 대책 이후 낙찰가율 97.2% 기록18일 오전 서울서부법원 2층 경매법정. 경매 시작 전부터 법정 밖 복도는 수십명에 달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들은 이날 진행하는 경매물건을 확인하면서 입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70대 남성은 법정 복도에 들어서자 명함을 돌리던 경매 컨설턴트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낙찰 후 물건인도 방법과 대출과정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경매에 처음 도전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일단 낙찰받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라며 "일단 입찰가를 높게 써내면 낙찰받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대출규제 여파…입찰자 전략 수정=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6·19대책에 따라 경매도 대출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강화한 규제를 적용받아 대출한도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매에서 낙찰받은 물건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경락잔금대출'이 정부규제 아래에 있어서다. 현장에서 만난 입찰자 대부분은 대출규제 강화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대출한도 감소에 따른 입찰 전략수정은 이미 이뤄진 모습이었다. 한 40대 여성은 "과거보다 감정가 1억원 정도 낮은 물건에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제2금융권은 대출한도가 높다고 들었지만 이자율이 부담스러워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입찰자는 대상을 한정하지 않겠다고도 설명했다. 경매 참여 목적이 단순 시세차익인 만큼 유찰된 물건을 낙찰받아 빠르게 투자금액을 회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내와 함께 법정은 찾은 한 50대 남성도 "적절한 대출과 현재 보유한 자산 수준에 따라 입찰할 계획"이라며 "아파트만 고집하지 않고 빌라(다세대·다가구)도 투자가치가 높으면 입찰하겠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출 편법 다양해 문제 없다"= 경매에 다수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은 대출규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입찰부터 자신의 대출한도 등 자산계획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경매시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2금융권 등을 활용하면 대출한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것도 이유다. 제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담보물건 가치를 높게 평가해 대출액을 증액한다. 투자자들은 대출을 빠르게 실행해 시세차익을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 40대 남성은 "대출규제를 고민하는 입찰자는 아직 경매투자 초급 수준"이라며 "명함에 적힌 알선업자에게 문의하면 원하는 금액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복도에서 만난 알선업자는 사업자 등록 여부와 소득수준을 물으며 대출금액을 높이는 편법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낙찰가 대비 80% 이상도 대출 실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업자 면허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정부 대출규제에서 자유롭다"며 "고의적으로 소득수준을 상향하면 1·2금융권에서 제공하는 대출금액 이상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서울 아파트 무풍지대…낙찰가율 고공행진 계속 오전11시10분 입찰 결과가 공개됐다. 약 100여석 규모의 법정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수십명에 달하는 사람들은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집행관 발표에만 집중했다. 우선 서울 은평구 소재 아파트(감정가 4억61000만원) 개찰이 시작됐다. 앞서 2번 유찰돼 최저 입찰가는 2억9504만원. 입찰자 21명이 몰리며 서울 아파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 30대 남성은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높다는 사실이 이제는 놀랍지가 않다"라며 "서울 아파트는 최저 입찰가와 감정가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방심하면 낙찰받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법정 앞으로 나온 21명은 다른 입찰자가 적어낸 금액을 예의주시했다. 집행관 입에선 4억5000만원부터 호명됐다. 최종 주인의 입찰가는 4억7122만원으로 낙찰가율 102.2%을 기록했다. 낙찰에 실패한 한 40대 남성은 "설정된 유치권이 포기되면서 입찰자 부담이 사라졌다"며 "브랜드(힐스테이트)와 새 아파트라는 매력을 다른 입찰자도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올해 서울 아파트 월별 낙찰가율은 △1월 93.3% △2월 97.1% △3월 92.9% △4월 94.9% △5월 101.5%을 기록 중이다. 6·19대책 이후에도 97.2%을 기록하는 등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응찰자수도 지난 4월 10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하게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은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대출규제에 대한 부담보다는 시세차익 가능성이 높은 물건을 확보하겠다는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 실거래가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 접근이 수월해진 것도 경매 열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해당 물건의 상품성이 대출규제보다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며 "최근 낙찰가율이 높아지면서 입찰가격을 신중하게 제시하는 분위기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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