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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여름, 여름, 거시기한 여름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7.23 14:30 수정 2017.07.23 14:30

‘여름, 여름, 즐거운 여름’이라고 열창(熱唱)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필자(나)는 중학생 시절에 여름이 되면, 천둥이 자주 쳐서 겁에 질려, 기가 절로 죽었다. 그 시절엔 피뢰침이 거의 없어서, 낙뢰(벼락)를 맞아 죽는 삶이 속출했다. 천둥 노이로제 에서 해방이 된, 장년이 되니, 여름은 종종 겉잡을 수 없는 땀 때문에 여름이 지겹고, 부담스러웠다. 이래저래 여름은 나에게 달가운 계절이 될 수 없었다. 내가 무지하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어릴 때(성장기)에 너무 집이 가난하여, 영양상태가 부실하여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필자(나)뿐 아니라, 지난날 아버지가 26세에 요절하여, 우리식구들은 딱하게도 굶주림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식구들이 다른 집 사람들보다 용뿔(?)나게 땀을 줄줄 흘렸다. 지난날 가난의 꼬리표가 지금까지 땀이 되어 따라 다니고 있다. 요사이 우리집엔 여름이 되면 경을 치는 게 나뿐 아니라, 가견(家犬)차돌이도 예외가 아니다. 차돌이는 땀구멍이 없는 몸의 구조탓에 혀로 땀을 배설하자니 숨이 차고, 혓바닥이 한발(?)이나 늘어나게 마련이다. 여름이면 땀을 종종 혀로 뱉는 차돌이 영양관리를 위해 아닌게 아니라, 신경을 내 딴엔 기울이고 있다. 사람 뿐 아니라 개도 여름이면 입맛이 없는 모양이다. 개밥을 그냥 주고 딴전을 보면, 될대로 먹이에 선뜻 다가서지 않는다. 개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마을을 써서 먹여 주면, 다른 음식도 자연스레 먹어치운다. 처음 권하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갖은 애교(?)를 다해 먹게 만들면, 다른 음식도 자연스럽게 다 먹게 된다. 그냥 밥을 주고 먹을라면 먹고, 안먹을려면 먹지 말라고, 방치하면 개는 절대로 스스로 먹지 않는다. 개는 자기목숨에 대해 애착이 없어서인지, 몸이 조금만 아파도 절대로 밥을 먹지 않는다. 사람이나 개나 밥을 안 먹으면 죽고 말지 살아남지 못한다. 개의 수명의 상한이 15살이라 하지만, 10년 이상 개를 키우려면 개주인이 출천대효(出天大孝)(?)가 되어야 한다. 그냥두면 개는 1~2년안에 죽게 된다. 개가 단명(短命)한 것은 주인 관심부족이 근본 원인이다. 사람이나, 개나, 꽃이나 주인(사람)의 관심과 사랑이 생명을 유지하는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필자(나)가 기른 견공(犬公)중엔 ‘음악견(音樂犬) 산적이’가 13세까지 살았다. 산적이는 개 답지 않게 TV에서 대중가요가 흘러 나오면, 흘려 넘기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명곡(名曲)이 나오면, 비슷하게 흉내를 내며, 따라 부른다. 우리집 산적이를 내가 높게 평가하게 된 것은, 미국 전체에서 2등을 먹은 미국 음악견이 노래 솜씨가, 우리 산적이 보다 한 수(手) 아래였다. 가견(家犬)차돌이는 아비 산적이 만큼 음악수준은 못 따르지만, 다행히 음악을 들으면 반응을 보인다. 개도 피는 못 속이는 것 같다. 오는 10월이면 차돌이가 만 15세가 된다. 내가 계속 정성을 들이면, 스무살이 되어, 전국 최고령 견공(犬公)이 되면, 내가 더욱 보람이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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