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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8·2대책’“양도세 안 무섭다”

뉴스1 기자 입력 2017.08.08 15:34 수정 2017.08.08 15:34

입주권 막았더니…분양권 희소성↑입주권 막았더니…분양권 희소성↑

"급매물 없어요. 양도세 고작 10%(포인트) 오르는데 그것 무섭다고 분양권 내놓겠어요? 어차피 다운계약서에다 양도세는 매수자 부담이니 분양권 보유자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어요. (고덕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정부가 8·2부동산 대책을 통해 입주권 거래를 옥죄면서 기존 분양권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입주 전 기존 재건축 단지에 입성하기 위해선 분양권밖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탓이다. 분양권 보유자들은 매도자 우위시장이 형성되면서 느긋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선 관리처분계획인가 후부터 소유권이전 등기시까지 도시정비사업 입주권(조합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또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이 종전보다 강화된다. 정부가 입주권 전매를 통한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강남 재건축 추진 단계 단지에선 수억원 하락한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84㎡는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3억원가량 낮아진 급매물이 등장했다. 반대로 입주권 거래가 묶이면서 분양권 보유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분양권에 '양도세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높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추가 시세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잠원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권 보유자의 개인 사정으로 매물이 1∼2건 나오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무관해 금액이 낮지 않아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정부는 분양권 투기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8·2부동산 대책에 따라 분양권 전매시 보유기간에 관계없이 양도소득세율 50%을 일괄적으로 적용한다. 올해까지는 △1년이내 50% △1년이상∼2년미만 40% △2년이상 6∼40%으로 차등 적용된다. 문제는 분양권 보유자들이 양도세 상승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신반포자이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반포동 일대는 주변 재건축 추진이 이어지면서 가격 지지선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소득자가 분양권을 선점한 경우가 많아 높아지는 양도세에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운계약서가 만연해있는 상황에서 실제 매도자들이 부담하는 금액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또 양도세를 매수자가 부담하는 분양권 시장 구조에서 급하게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현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분양권 웃돈은 8000만∼9000만원선. 하지만 실제 계약서는 3000만원 수준으로 작성된다. 앞으로 양도세 50%를 적용해도 지금과 큰 차이는 없다.상일동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고 실거래가에도 '시세'라는 것이 있다"며 "갑자기 신고가를 높여도 정부 단속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개포동 역시 분양권에 흔들림이 없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이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웃돈은 3억원 수준. 지난해 11·3부동산대책 이후 단기 가격 조정기를 거진 후 웃돈은 급격히 올랐다. 지난해 3.3㎡당 4457만원으로 분양한 신반포자이 웃돈도 3억원 이상이다. 이미 거래가 상당수 진행된 상황으로 분양권 매물 자체가 귀하다. 개포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동 분양권 거래는 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 아너힐스밖에 없다"며 "분양권 매물 자체가 없어 보유자들이 가격을 낮춰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절대적인 분양권 매물이 적다는 점이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재건축한 단지에서 일반분양은 전체 가구수 대비 20∼30% 불과하다. 입주권 확보를 위해선 수억원의 초기 자금이 필요한 것도 분양권 거래를 부추기는 이유다. 총 9510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일반분양은 1558가구에 불과하다. 분양권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로열 동호수가 부족해 실수요자들은 입주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분양권을 찾는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송파역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주 일대 공인중개소가 휴가여서 정확한 시세는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분양권 거래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라시움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정책 발표 후 급매물을 기대하는 문의 전화가 잦아지고 있다"면서도 "그라시움은 입주가 2019년으로 천천히 분양권을 매도하겠다는 보유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추진에 따른 공급을 변수로 지목했다. 정부가 입주권 전매를 제한하면서 전체적인 사업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대책에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규제가 있어 재건축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올해 재건축 조합이 관리처분인가신청 등을 빠르게 진행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 공급은 다소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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