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0)씨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생각하면 피로감이 몰려온다. 직장인이 되고 맞은 첫 세계스포츠대회였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됐지만 '역사적 순간'을 놓칠까 새벽 알람을 맞춰놓고 축구경기를 챙겨봤다.하지만 대가는 가혹했다. 밤새 TV를 본 탓에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물론 직장 상사의 잔소리도 뒤따랐다. 정말 견디기 힘들 땐 화장실에서 몰래 낮잠을 잤다. 그래도 쏟아지는 잠을 쫓아낼 수 없었다.세계인의 축제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오는 6일(한국시간) 열린다. 또다시 새벽잠과의 사투를 벌이며 태극전사들의 땀과 눈물, 환희를 함께 느끼려고 벼르는 시민들이 많다.지구 반대편인 리우데자네이루와 한국간 시차는 12시간. 현지 낮시간에 진행되는 경기를 보고자면 새벽잠을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를 놓치기는 아쉽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기간에 후유증을 최소하하려면 여러 참고할 사안이 있다고 조언한다.◇'치맥' 숙면 위해 양보하세요= 경기 관람 필수품으로 통하는 '치맥(치킨+맥주)'. 하지만 늦은 시간 야식을 즐겼다간 숙면을 방해받을 수 있다. 특히 야식으로 선호되는 치킨은 고열량이다. 섭취시 체온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숙면을 어렵게 한다. '씹을거리'를 포기할 수 없다면 과일 등 가벼운 음식을 먹는 게 바람직하다. 고기동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새벽에 야식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면 채소나 과일 등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과한 음주도 자제해야 한다. 여러 명이 함께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술잔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과한 음주는 몸에 피로감을 더하고 요의(오줌이 마려운 느낌)를 일으키기 때문에 수면 도중 쉽게 깨게 된다.전문가들은 맥주보다 생수 등 다른 음료를 마시고 술을 마실 경우 맥주 한 캔 등 알코올도수가 낮은 주류를 소량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각성효과가 있는 커피나 콜라 등은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 많은 잠을 자는 것도 중요하다. TV 주변을 어둡게 하면 경기가 끝난 후 곧장 잠이 들기 수월하다. 간접조명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부족은 자칫 판단력을 흐릴 수 있다"며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늦게까지 경기를 시청한 다음날은 자가운전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장시간 경기시청 자세장애 불러…거북목증후군 주의= TV로 올림픽 경기를 보다 보면 자세가 흐뜨러지기 쉽다. 팔로 머리를 괴거나 허리를 등받이에 끝까지 받치지 않고 반쯤 누우면 척추와 목뼈 등 골격기관에 무리가 간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오랫동안 시청할 경우 목, 어깨근육, 인대 등에 통증이 생기는 '거북목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스마트폰보다 TV로 경기를 관람할 것을 권한다. TV 시청 시엔 등받이에 엉덩이를 최대한 집어넣고 바르게 앉아야 허리를 보호할 수 있다. 또 화면을 볼 때 시선을 아래로 약 15도 정도 유지해야 목이 피곤해지지 않는다.이동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기를 보는 도중 양 엄지손가락을 턱에 대고 머리를 최대한 뒤로 젖히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 목 통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내 손 안 '스마트폰' 눈 피로 더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보다 보면 한시라도 화면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면 편리함만큼 눈 피로도 더해진다.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다른 전자기기보다 눈에 더 가까이 대고 봐 시력이 약화되기 쉽다. 또 오랫동안 한 곳을 응시하면 안구건조증을 일으켜 피로감과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관람한다면 반드시 30㎝ 이상 떨어져 봐야 한다. 또 불을 끈 상태로 경기를 시청할 경우 화면 밝기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시력을 보호할 수 있다. 경기가 잠깐 쉬는 동안엔 화면에서 고개를 돌려 눈에도 휴식을 줘야 한다.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다 눈이 뻑뻑하거나 건조증을 느끼면 인공눈물을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체리듬 유지 위해 가벼운 운동은 필수= 2주간 새벽에 깨어있다 보면 신체 리듬이 무너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많은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병든 닭'이 되는 이유다.신체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하라고 충고한다.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운동은 피로 누적과 근육 손상을 부를 수 있다"며 "하루 30분에서 1시간가량 스트레칭이나 걷기,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틈틈이' 운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물을 오를 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사용하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무리하거나 너무 많은 땀을 흘리는 운동은 금물이다. 특히 한여름인 올림픽 기간에 낮 실외에서 운동하면 몸이 더 피곤해지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