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간판’ 배상문(31)이 돌아왔다. 김시우(22·CJ대한통운), 왕정훈(22·CSE) 등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한국 남자골프는 배상문의 가세로 중흥기를 열 수 있을까.지난 2015년 11월 입대해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친 배상문이 16일 오전 전역 신고를 마치고 민간인이 됐다.배상문은 전역 직후 인터뷰에서 “2년 동안 국방의 의무를 했다. 원래 직업인 골퍼로 돌아가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면서 “골프가 하고 싶었다. 필드에 다시 서서 우승 경쟁을 꿈꿨다. 많이 기다리고 기대했다”고 말했다.배상문은 군 입대 전 남자골프의 ‘간판’으로 군림했다. 최경주(47·SK텔레콤)와 양용은(45) 이후 이렇다 할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던 남자골프에 배상문은 커다란 희망이었다.그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3승, 원아시아투어에서 2승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로 무대를 옮겨 한 해에 3승을 쓸어담았다.이후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뒤로도 승승장구했다. 배상문은 2013년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2014년 프라이스닷컴 오픈 클래식 등 2년 연속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배상문 이전에 PGA투어에서 우승한 한국선수는 최경주와 양용은 둘 뿐이었다.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던 중에도 틈틈이 국내무대를 찾아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2013년과 2014년 신한동해오픈을 잇달아 제패해 국내 팬들을 열광케 했다.승승장구하던 그에게 군 입대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입대를 앞두고 연기 신청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배상문은 결국 ‘정면돌파’로 문제를 해결했다. 2015시즌을 마친 뒤 군에 입대하면서 떳떳하게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PGA투어도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그를 위해 ‘예외 조항’을 만들면서까지 전역 후 투어카드를 보장해줬다.21개월의 긴 공백이었지만 배상문은 얻은 것이 많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부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운동을 병행해 허리 통증이 없어졌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스윙 스피드가 빨라져 입대 전보다 비거리가 더 나온다”며 자신감을 보였다.또 “휴가 도중 틈틈이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입대 전과 큰 실력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며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있다”고 말했다.배상문은 9월 국내무대인 신한동해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나선다. 10월에는 PGA투어 새 시즌에 출격할 예정이다.배상문이 입대 전의 기량을 유지해준다면, 한국 남자 골프는 전에 없었던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다.배상문이 없는 사이 남자골프에는 ‘영건’들이 도드라진 활약을 펼쳤다. 안병훈(26·CJ대한통운)과 왕정훈은 유럽투어에서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김시우는 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2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경주 등 노장들 이외에는 배상문 뿐이었던 2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환경이 된 것이다.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경우 많은 한국선수들이 함께 뛰면서 ‘시너지’를 낸다. 서로의 존재가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심리를 부추기기도 한다. LPGA투어에서 ‘태극낭자군단’이 연일 승전보를 전해오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그간 여자 골프에 비해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남자골프 역시 배상문의 전역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코리안 브라더스’에서도 ‘형님뻘’이 된 만큼, 배상문의 활약 여부는 기존의 후배 선수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