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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서 반도체 보조금 9조원 지원받는다 ‘역대 3번째 규모’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4.04.16 14:37 수정 2024.04.16 14:48

TSMC와 거의 동일한 수준
미 상무 "일자리 수만 개 창출"

미국 텍사스주(州)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과학법(이하 반도체법)에 따른 64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현재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 5000억 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한다. 또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지원을 위해 최대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20억~30억 달러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며, 대만의 반도체 기업인 TSMC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66억 달러)과도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은 2개의 반도체 생산 시설과 연구 센터 및 패키징 시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의제에 따라 또 한 번의 역사적 투자를 기념하게 됐다”며 “(이같은 투자는) 미국이 현재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다시 한번 세계를 선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보조금은 지난 2022년 통과된 반도체법에 따른 자금 지원의 일환으로 “항공우주, 방위, 자동차 산업의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로 최소 1만7000개의 건설 일자리가 생기고, 공급망을 포함할 경우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첨단 칩 제조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새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받는 보조금은 미국의 반도체기업인 인텔(85억 달러·11조 8000억 원)과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66억 달러·9조 1000억 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0일 인텔에 보조금 85억 달러와 대출 110억 달러 등 195억 달러의 지원안을 발표했고, 지난 8일엔 TSMC에 보조금 66억 달러를 포함해 총 116억 달러 지원안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TSMC는 미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 대미 투자액을 당초 25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애리조나에 세 번째 공장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총 400억 달러(약 55조 52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텍사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텍사스 테일러 공장은 오는 2026년부터 4나노미터 및 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팹 역시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받게 될 보조금은 TSMC보단 다소 적지만, 투자액 대비 순수보조금 비율로는 오히려 TSMC보다 더 높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 60억~70억달러(약 8조 1300억~9조 5000억원)를 받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 제정한 반도체법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법은 기업에 반도체 분야 보조금과 R&D 비용 등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지원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세 번째이자 삼각 축의 마지막 완성이 되는 투자”라며 “삼성전자의 400억 달러대 투자와 짝을 이뤄 이번 투자는 미국 역사상 대규모 외국인 투자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에 최첨단 R&D 시설을 가져오기로 한 삼성의 결정은 미국이 첨단 기술의 수혜를 입는다는 의미”라며 "“이번 투자로 바이든 행정부는 애리조나에서 텍사스에 이르는 혁신 커뮤니티를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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