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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국외자' 나는 아웃사이더다

김경태 기자 입력 2024.05.10 17:58 수정 2024.05.12 09:57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 이동한 미디어발행인협의회 회장‧언론학박사

국외자(局外者)란 일어난 일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그 일에 관계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 이 말은 러시아의 문학가 투르게네프의 1850년 '국외자의 일기'에서 나왔으며 작품 속에는 '나는 국외자다'라는 절규가 들어 있다. 그 외에도 오가료프의 '국외자의 고백' 게르첸의 '국외자와 불평가'등의 작품에도 이 용어를 사용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에서 그려진 인간상으로 정치적인 강한 탄압으로 뜻을 펴지 못하고 헛되이 살아가는 지식인을 가리킨다.

국외자의 외국어인 아웃사이더라는 말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다른 집단과는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외부인으로서 주류집단의 일원이 아니거나 굳이 소속하려고 하지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반대말은 인사이더다. 사회 조직 가운데에서 외부인과 내부인 외집단과 내집단 주류와 비주류로 구성원을 구분할 때에 이 용어를 사용한다. 처음에는 아웃사이더라는 말이 그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나 조직 안에 있다하더라도 그안에서 진행되는 일과 관계가 없는 사람을 뜻한다.

1992년 봄여름 가을겨울이 발표한 '아웃사이더' 노래 가사에는 "더부룩한 머리에 낡은 청바지/ 며칠씩 굶기도 하고/ 검은색 가죽 잠버 입고 다녀도/ 손엔 하이데거의 책이 있지/ 다들 같은 모양의 헤어스타일/ 유행 따라 옷을 입고/ 다른 이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은/ 개성없이 보여 싫지/ 그것은 세상 어느 곳을 가도/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 잖아/ 누구의 이해도 바라지 않고/ 지난 일에 집착하지 않아/ 아무도 이해 못할 말을 하고/ 돌아서서 웃는 나는 아웃사이더- -"라는 내용이 있다.

문학과 예술 속에서 국외자는 그룹속에 끼지 못하는 사람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유명한 철학자와 예술가도 그 사회에서 아웃사이더 국외자였다. 니체와 고호, 랭보, 도스토옙스키, 사르트르, 카뮈, 카프카 등도 그 시대의 국외자였다. 석가와 공자, 예수, 마호멧, 소크라테스도 그 시대 사회에서는 국외자요 이단자로 몰렸다. 반역자로 몰렸으며 처형을 당하고 독배를 마셨다. 인간은 존재하면서 환경에 속하는 국내자가 된다.

그러나 그 자리에 머물지않고 진화와 성장을 위해서는 국외자가 되어야 한다. 어머니 배속에서 나와야 어머니를 알 수 있고 자녀로 성장해 갈 수 있다. 인간다운 성장을 위해서는 조직의 보호를 떠나서 밖으로 나가야한다. 정치와 경제, 사회적 집단에서 소외되어 불만을 품고 극단적인 저항을 하다가 파멸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국외자가 되어 소외와 고독을 이기고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위해 도전하는 것은 인간다운 멋진 모습이다.

평생을 아웃 사이더로 살면서 방랑한 김삿갓 시인도 있고, 당대에는 이루지 못해도 후대가 계승해 완성할 수 있는 교훈을 남긴 동학의 최수운도 있다. 시대가 몰라주고 사회가 천대해도 죽지 않고 '나는 아웃사이더다'라고 외칠 수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사회적 국외자가 당하는 고통과 비애는 경험해 보지않는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역사속에는 그 통한을 품고 평생을 유리고객하다가 비참하게 죽기도 하고 당시에 권토중래의 꿈을 이루기도 한다.

그 당시에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은둔 생활을 하며 후예를 가르치거나 집필을 통해 불휴의 교훈을 남기는 예는 많이 있다. ​

울타리 밖으로 내쳐도 좋다. 국외자의 설음을 삼키며 시 한 수 날릴 수도 있다. 허허 너털 웃음도 있고, 한 가닥 노래와 춤을 추듯이 꿈틀거리며 흥얼댈 수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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