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원장 김경진)은 뇌질환연구부 이석원 선임연구원이 서울대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청각에 대한 공포기억이 소리 종류에 따라 뇌에서 다른 방식으로 저장되며, 기억을 제거할 때도 각각 맞춤형 방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4일 발표했다.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온라인 전문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의 8월 4일자에 게재되며, 한국뇌연구원 이석원 선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조건화된 공포기억은 뇌에서 ‘편도체’라는 부위에 저장되며, 청각에 대한 공포기억 역시 소리 종류에 상관없이 편도체에서 시냅스 가소성을 일으키며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석원 선임연구원은 “공포를 일으키는 소리 종류에 따라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가소성이 달라졌다”며, “공포기억을 제거할 때도 소리의 종류에 따라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연구팀은 3가지 소리(순음, 잡음, 변조음)를 마우스에게 들려주며 공포기억을 만든 뒤 뇌의 편도체를 조사하자 서로 다른 패턴의 시냅스 가소성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공포기억이 만들어지고 6시간이 지난 뒤에는 편도체에서 칼슘통과형 AMPA 수용체라는 단백질이 1)순음을 들려줬을 때는 사라지지 않고 2)잡음과 변조음을 들려줬을 때는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칼슘통과형 AMPA 수용체는 시냅스 가소성이 생겨난 것을 확인해주는 단백질이다.또한, 연구팀은 청각공포기억이 만들어진 마우스에 대해 기억 재경화 갱신법을 이용해 공포기억을 제거하려 했는데, 순음에 의한 공포기억만 순조롭게 제거됐을 뿐 잡음이나 변조음에 의한 공포기억은 잘 제거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한국뇌연구원 이석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과 같은 질환을 치료할 때 각각의 환자가 겪은 공포자극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공포자극이 편도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시냅스 가소성을 일으키는지 밝혀내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4대 뇌연구 기반연구사업’ 등의 예산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대구=예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