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아이를 둔 강모(33)씨는 올해 독감예방접종을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3가 독감백신과 병의원에서 제 돈 주고 맞는 4가 독감백신 중 무엇을 아이에게 맞혀야할지 곤란한 상황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 독감백신은 10개 제약회사가 3가와 4가를 합쳐 총 22개 제품을 출시했다. 전체 출하물량은 2438만명분으로 약 1000명분이 3가 독감백신, 나머지 1000명분이 4가 독감백신이다.3가 독감백신은 대부분 면역력이 취약한 영유아와 65세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 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서 사용되며, 4가 독감백신은 병의원에서 3~4만원대 가격을 내면 맞을 수 있다.3가와 4가 독감백신의 차이는 독감의 원인인 유행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몇 종류나 예방하느냐다. 3가는 A형 인플루엔자 2종류와 B형 1종을 예방하고, 4가는 여기에 B형 1종을 더 추가한 것이다.때문에 3가와 4가 모두 기본적인 3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은 큰 차이가 없다. 모든 제품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매년 3~5월 사이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한 동일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만든다.그러나 WHO의 예상과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을 하면 예방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지난 1918년 수천만명의 감염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 독감, 수십만명의 사망자가 나온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독감 그리고 2009년 신종플루, 2014~2015년 홍콩독감 등이 사례다.특히 최근 10년 사이 2종의 B형 바이러스주가 동시 유행하거나 B형 바이러스주 2개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하나가 아닌 다른 게 유행하는 경우도 있어 4가 백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균주에 따라 '빅토리아'와 '야마가타'로 구분하는 데 10~12월 사이 출현하는 A형과 달리 늦게 유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백신을 맞고도 1~2월에 독감 환자가 생겼다면 3가 백신에 미포함된 B형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올해 국내에 출시된 4가 독감백신의 경우 B형 인플루엔자 '야마가타'에 대해 평균 70% 수준의 예방효과를 갖는다. 어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할 지 100%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혹시 모를 독감 대유행에 대비하는 데 의미가 있는 셈이다.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달부터 11월 중순까지는 독감예방접종을 마치는 게 좋다"라면서 "이 시기를 놓쳤어도 감염이 우려되면 이듬해 2월까지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