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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장을 담그기 시작하는‘입동’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10.27 12:41 수정 2017.10.27 12:41

삼복지간(三伏之間 ) 무더위가 엊그제 같은데, 24절기의 열아홉번째 입동(立冬)이 벌써 다가오고 있다. 음력으로는 10월 절기, 양력 11월7~8일경이며,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과 살얼음이 얼고 땅이 얼기 시작한다는 소설(小雪) 사이에 온다.태양의 황경이 225도일때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이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입동기간에 물이 처음 얼고(水始氷), 땅이 처음으로 얼어붙으며(地始凍), 특별히 절일(節日)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 겨울채비와 상당한 밀접관계가 있다고 한다. 밤이면 무수히 쌓인 낙엽사이로 서리가 내리고 찬바람이 옷깃을 여며준다. 입동 전후해서 겨울 양식인 김장을 담근다. 옛날에는 우물이나 냇가에서 아낙네들이 무․배추 씻는 풍경이 떠올리고 한다. 지금이야 김치공장이 많이 생겨나고 절임배추로 양념만 하면 되지만 그 옛날에는 아주 중요한 겨울 부식과 식량을 장만하는 아주 크나 큰 일이었다.농가월령가에 보면 “듣거라 사람들아 농사일 끝내여도 남은일 생각하며 집안일 마저하세, 무․배추 캐어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냇물에 정히 씻어 간맛을 맞게하고, 고추․마늘․생강․파에 젖김치 장아찌라, 큰독옆에 작은독 마당에는 항아리와 양지 쪽에 헛간 짓고 짚에 싸서 깊이 묻소.”라고 했다.입동날 날씨가 추우면 그 해 겨울은 추울 것으로 점을 친다. 경남 쪽 여러 섬에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고, 밀양지방에는 갈가마귀 흰 뱃바닥이 보이면 목화가 잘 될 것 이라고도 한다.이시기에는 고사(告祀)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10월10일~30일 사이에는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쪄서 토광 터줏간 씨나락 섬이나 외양간에도, 고사를 지낸 후 농사짓는데 고생을 한 소(牛)에게도 갖다 주며 이웃 사이에도 나누어 먹고 했다.한해의 노고와 집안의 무사하였음을 감사드리면서, 이웃간에 정도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또한 향약(鄕約)을 보면 춘추로 양로잔치를 베풀었는데, 특히 입동 동지 제석(除夕)날 일정연령 이상의 노인들에게 치계미라고하여 선물을 드리는 관례가 있었다고 한다.입동이 되면 농사는 마무리 되어 가지만 입동 추위하는 말이 있고, 입동에 가을보리 양갈대 되어야 풍년이 된다는 속담도 있다.소가 겨우네 먹을 볏집이나 풀을 베어다 놓기도 하고, 월동할 양식과 땔감, 겨울동안 입을 따뜻한 솜옷을 만들고 두꺼운 솜이불을 꺼내어 추위에 대비하였다는 옛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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