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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노래는 만병통치약 이여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10.31 14:33 수정 2017.10.31 14:33

김동인 소설가는 춘원 이광수선생과 더불어 우리 문단의 거장(巨匠)이요, 천재작가다.원숭이도 더러 나무에서 떨어지듯이 오랜 창작생활을 하다보면, 본인도 모르는 오류도 있게 마련이다.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는 애독자 제현도 익히 아시는 터이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를 보면, 감자를 가을에 캔다. 우리나라에는 여름에 감자를 캐고, 가을에는 고구마를 캔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는 ‘감저’로 제목을 삼아야 했다. 감저는 고구마의 한자 표기다. 여름에 추수하는 ‘감자’는 ‘마령서’고, 고구마는 ‘감저’가 맞다. 고구마(감저)가 이 땅에 처음 착륙한 것은, 영조 39년(1763년)에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쓰시마에서 고구마 종자를 구해, 동래부사(정3품) 강필리에게 보내, 이 땅에 고구마를 재배하게 됐다. 기후관계로 제주도에서 처음 재배됐다. 감자(마령서)는 1824년 청나라에서 들어와, 1847년 강원도에 시배(始培)되어, 강원도에게 감자바위란 애칭을 선사하게 됐다. 내친김에 대중가요에도 잘못 사용된 것을 몇 군데 지적하련다. ‘물방아 도는 내력’(박재홍 노래)에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며…’로 되어 있는데, 평생을 농촌에 사는 판박이 농부도 밭에서 ‘길쌈’매는 풍경을 한 번도 못 봤다고 한다. 밭에선 ‘길쌈’을 매는 것이 아니라, 기음(지심)‘을 맨다. ’길쌈‘을 ’지심‘으로 꼭 고쳐 부르는 가수가 있으니 대중가요 남자 4인방(거물)에 드는 설운도(본명 이영춘)가수다. 주현미가수의 ’에헤라 사랑아‘에도 속상해 술 먹느라고 안주로 노가리(명태 새끼)몇 축은 축내겠노라 했는데, 명태(20마리)를 세는 단위는 쾌(명태 20마리)다.축은 오징어 20마리다. 물론 잘못된 가요 가사는 가수보다 작사자의 책임이다. ‘빵빵’(가수 박상철)에도 버스가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고 열창하는데, 버스는 ‘기적’을 울리는 게 아니라, ‘경적’을 울린다. ‘황성옛터’에는 끝머리 가사가 어색하다.‘헤매어 있노라’보다, ‘헤매고 있노라’가 늘 쓰는 말투라고 본다. 필자는 심심풀이로 널리 애창되는 대중가요의 창작연대(생년)를 적는 좋은(?) 버릇을 갖고 있다.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노래가 태어난 연도를 알고, 노래내용을 들으면 시대상을 파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강남달(1927년)/번지 없는 주막(1940년)/선창(1942년)/대전부르스(1959년)/고향초(1940년)/청실홍실(1956년)/그대 떠나던 날(1962년)/님(1959년)/행복이란(1978년)/나 하나의 사랑(1955년)/한강(1952년)/칠갑산(1979년)/황성옛터(1927년)/홍도야 울지 마라(1939년)/선죽교(1950년)/첫사랑의 화원(1958년)/혼자 사는 여자(2000년) 등이다.반야월 박창우(1917~2012)은 가수로 출발해서 작사가로 꽃을 피웠다. 대중가요 5000편을 작사 했다.‘단장의 미아리 고개’, ‘가는 봄 오는 봄’등등 이 땅 제일의 작사가였다.조명암(1913~1993년)작사가로 500여 편의 가사를 넘겼으며, ‘고향초’ ‘낙화유수’ ‘선창’등 명가사가 많다. 193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동방의 태양’이 당선됐었다.작곡가 백영호는 ‘해운대 엘레지’ ‘애수의 소야곡’ ‘여자의 일생’등 애창곡 비롯하여, 4000곡을 작곡하고, 하루 12곡을 작곡했다니, 놀랍다.걸러낸 가수가 203명이 된다. 나그네 설움(1940년)/과거는 흘러갔다.(1968년)/아빠의 청춘(1965년)/찰랑찰랑(1995년)을 추기(追記)한다. 한마디로 노래는 만병통치약이다. 행복을 창조하는 대장간이다. 품격을 갖춘 대중가요도 경청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쇼팽(1810~1849년)임을 선언한다. 쇼팽이 24세에 작곡한 ‘즉흥환상곡’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멜로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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