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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포항강진 소식’ 카톡 불났다

김민정 기자 입력 2017.11.15 19:44 수정 2017.11.15 19:44

포항고사장탓 34명 수험생 일주일간 합숙포항고사장탓 34명 수험생 일주일간 합숙

15일 오후 2시 29분경 포항 북구 6km 지역에서 역대 두번째 규모인 5.5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내 긴급재난 문자가 상황을 알리는 경보음을 울리며 내용이 전해졌고, 울릉도 내에서도 민방위 경보가 울리며 지진에 대비하라는 사이렌이 연이어 울렸다. 포항의 지진 탓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전화량 때문인지 카카오톡과 전화가 불통이 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0일 포항으로 수능을 치르기 위해 미리 울릉도를 떠났던 34명의 울릉고등학교 고3학생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고3엄마들이, 자녀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통을 붙잡고, 이곳 저곳에 소식을 묻는 상황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울릉고등학교에서는 인솔 지도 교사와 통화한 결과, 학생들의 피해는 없음이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 원정을 떠난 34명의 울릉도 고3 수험생들은 일주일 치의 옷과 문제집, 교과서 등을 챙겨 포항에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다. 울릉군은 경북권에서 유일하게 수능 시험장이 없기 때문이다. 포항에 수능 시험 고사장이 있는 까닭에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힘써야 할 시간에, 낯선 환경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을 보호, 인솔하기 위해 울릉고등학교 선생님마저 차출되어 포항에서 객지생활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경북도교육청이 수험생 편의 지원을 위해 기숙 경비를 제공하고, 해병대 제1사단이 청룡회관 내 별도 객실을 편성해주며 숙식을 배려해주지만, 집과는 결코 비교가 될 수 없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능 하루 전인 15일 오후,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더 뒤흔들었다. 자식의 안부를 확인하는 고3학부모들과 선생님, 울릉고등학교의 전화통은 불이 나고, 전원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확인하였음에도 바로 곁에서 수능일 아침에 따뜻한 밥 한끼 차려주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은 죄인과 같다고 한탄을 내뱉었다. 울릉읍 도동에 거주하며 고3수험생을 둔 이모(42)씨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받고, 아이에게 전화를 해도 불통이었다. 전화통화로 무사함을 확인한 30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심경이었다. 중요한 날을 앞두고 자식의 안부를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니 미칠 노릇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울릉도 고3 수험생들의 이러한 고충에 대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울릉=김민정 기자 namas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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