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폐율·용적률 등 상향조정 요청에 ‘불가통보’세영종합건설(주)(회장 안영모, 이하 세영)과 안동시(시장 권영세)가 맺은 ‘안동시⇔세영종합건설(주)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제하의 MOU를 취재하면서또 다른 의혹은 안동시의 미필적 고의(?) 부분이다.실제로 안동문화관광단지(이하 단지)와 관련된 안동시의 주무부서는 전통산업과다.그런데 주무부서도 아닌 부서에서 MOU 전문에 ‘용도변경’이라는, 통상적으로 포괄적인 MOU 내용을 뛰어넘는 일을 과감히 감행했다.아직, 왜 이 부분이 적시 됐는지 관계자들은 함구하고 있다.공공기관의 문서 중 하나인 MOU.공문 성격을 띤 서류의 작성에는, 공무원들이 ‘토씨’ 하나까지 면밀해 검토한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분쟁과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고, 대외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서다.상황이 이런데도 주무부서도 아닌 부서에서, 이런 표기를 과감히 사용했다는 것은, 우선 목표 지향주의에 급급해 ‘미끼’로 사용했거나, 세영 측이 또 다른 속셈을 감추고 슬쩍 끼워 넣기 했다고 밖에는, 명쾌한 해석이 가지 않는다.실제로 이를 근거로 세영 측은, 안동문화관광단지에 상상을 초월하는 건폐율과 용적률 및 고도제한을 상향 조정해 달라는 요구를 공문으로 요청했다.다행인 것은 단지측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변경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의지를 세영 측에 공문으로 발송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단지 측은 “현재 관광공사는 김대유 사장 부임 이후, 입주업체의 민원은 경청하돼, 모든 민원의 처리는 원리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자칫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입주사측의 요구에, 경북관광공사나 안동문화관광단지가 중심축을 잡는 자이로스코프 역할을 충실히 해 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MOU 계약 주무부서는 정말 ‘용도 변경’이라는 문구가 가져올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이는 용도변경의 문구가 들어가게 된 배경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태도가, 역설적으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즉 세영측이 이 문구를 어떻게 사용할지 짐작은 가지만, 반드시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는 전형적인 미필적 고의에, 그 끈이 닿아 있다고 해석 할 수 밖에 없다.미필적 고의란 어떤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또 이를 인용하는 것을 말하며, 조건부 고의(條件附 故意)라고도 한다.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란 상호간에 공개적으로 투자 및 업무 협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보통 한 쪽이 MOU 협의 사항을 위반할 경우 페널티는 도덕적인 책임이며, 도덕적 책임이란 앞으로 다른 일에 있어서도 이 기업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흔히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MOU가 가지는 무게감은, ‘도덕성’이라는 무거운 책임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안동시와 세영은 ‘도덕성’이라는 이 부메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 볼 일이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