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지진’ 기준은 비공개…입실 전까진 몰라교육부가 20일 포항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 운영 방안을 발표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을 어느 학교에서 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탓이다. 수능날 아침 시험실(교실) 입실 전까지도 시험 볼 학교가 바뀔지 마음 졸여야 한다. 교육부가 밝힌 예비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는 기준은 이렇다. 수능 당일 오전 8시10분 시험실(교실) 입실 전에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포항 인근에 마련한 12곳의 예비시험장에서 시험을 본다. 입실 때까지 강한 여진이 발생하지 않으면 배정받은 포항시내 학교에서 시험을 본다. 시험 도중 지진이 발생하면 교육부가 마련한 '지진 대처 단계별 가이드라인'과 '행동요령'에 따라 대응하게 된다. 예비시험장까지 이동수단과 집결장소는 예비소집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22일 오후 2시 예비소집 전 지진이 발생하면 수능 당일 개별적으로 이동한다. 예비소집 이후 강한 지진이 발생해 시험장을 옮기게 되면 수능날 아침 기존에 배정받은 시험장에 모였다가 동시에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한다. 문제는 '강한 지진'의 기준이다. 교육부는 "관외(포항 인근) 예비시험장 활용 여부는 '상당 규모의 여진'이 발생할 경우 결정해 학생들에게 개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상당 규모'의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느 규모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 가지 기준은 있다. 입실 전 발생한 여진의 강도가 '지진 대처 단계별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가·나·다 3단계 중 '다 단계'에 해당할 때는 예비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는 게 원칙이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진 단계별 가이드라인에서도 각 단계에 해당하는 지진의 규모와 강도(진도)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전에 알려질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불안감만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가 마련한 단계별 가이드라인에서 '다 단계'는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이다. 학생들은 책상 아래로 대피했다가 진동이 멈춘 후 운동장으로 대피한다.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순간 시험은 중단하고 무효 처리된다.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나 단계'는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이다. 시험을 일시 중단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했다가 진동이 멈춘 후 시험을 재개한다. '가 단계'는 진동이 경미한 상황으로, 시험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는 게 원칙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진 규모가 같더라도 지역에 따라 강도(진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예비시험장 활용을 결정하게 된다"며 "내부 기준점은 갖고 있지만 외부에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수능날 아침 시험장으로 가고 있는 중이거나 8시9분, 8시11분에 강한 여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단순히 수능 당일 입실 전후가 아니라 시간대별로 좀더 촘촘한 대책과 정보전달 시스템을 구축해 학생들의 불안감을 없애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