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하나의 카드에 담아 사용하려는 시도는 카드사들의 숙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위험 관리에 따른 서비스 축소, 기술 부족, 자금 마련 실패, 당국 규제 등 변수에 걸려 장기간 지속한 적은 거의 없었다. 최근 올인원카드 열풍도 지속하려면 이런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최근 출시 1년여 만에 발급 10만장을 돌파한 KB국민카드 알파원의 뿌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카드 출범 1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내놓은 혜담카드는 혜택이 너무 좋아 문제가 됐다. 생활서비스 영역과 라이프스타일 영역 중 할인받고 싶은 분야를 골라 구간에 따라 할인받는 게 특징이었는데, 카드사 입장에선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10만원 안팎의 연회비에 5~6가지 서비스를 신청하고 매달 120만원가량을 사용하면 5만~6만원을 돌려받았다. 결국, 서비스 비용이 매출의 3%에 달할 정도로 커지자 1년여 만에 서비스를 변경했다.비슷한 서비스였던 신한카드 큐브, 현대카드 제로 역시 리스크 관리 실패와 당시 금융당국의 카드 비용 줄이기 요구로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면서 오래가지 못했다.당시 카드사들은 연회비보다 혜택이 큰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연회비 조건을 강화하는 등 이용실적을 고려해 혜택을 지급했다. 게다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대출금리 인하 압박 등 당국의 규제가 거세지자 고객에 돌려주는 혜택은 점점 줄었다.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자 카드사들은 고객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받는 혜택과 서비스가 줄었고 결국 고객들이 떠났다.최근 등장하는 올인원카드 역시 배경을 보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 들면서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KB 알파원은 출시 1년여 만에 10만장을 넘었고 고객의 카드 이용률도 90%를 넘어 호응을 받고 있지만, 카드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고객 혜택을 줄이면 제2의 혜담카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자사 카드만 연동하는 형식 역시 다른 카드사의 상품까지 연동하려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인원을 경쟁 카드사의 상품까지 연동하려면 카드사 간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힘든 문제고 시스템상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만의 새 상품이라기보다는 기존 카드 혜택을 한데 묶는 역할이어서 카드사 간 특징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올인원카드는 간소화라는 트렌드에 따라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다른 카드사들도 이와 유사한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이처럼 카드사들은 경쟁사 카드를 한데 묶는 것엔 별로 관심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카드사가 아닌 통신사가 끼어들어 고민이 생겼다. KT의 클립카드는 카드를 만드는데 따로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내가 사용하는 다른 카드사의 카드들을 한데 묶어 한 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사들이 고민에 빠진 이유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