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외 기간제교사 정원 내로…대입제도도 손질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7일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해 현장에서 우려하는 교사수급 문제, 내신평가 및 대입제도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책 하나하나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이날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서울한서고등학교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밝혔다.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와 유사한 모델로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배우는 교육과정이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는 2022년까지 고교학점제롤 도입한다는 내용의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했다.간담회에는 김 부총리, 이중현 학교정책실장, 오승현 학교정책관, 홍민식 평생직업교육국장 등 교육부 관계자들과 윤오영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최광락 중등교육과장 등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고교학점제를 미리 경험한 한서고 학생·교사·학부모들이 참석했다.김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의 운영방법, 해당 제도의 장점과 현장의 고충 등을 경청했다.김상래 한서고 교무부장은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인데 10대 후반 학생이라도 결코 능동적인 학습자가 아니고 통제력도 충분치 않다"며 "이러한 점을 돕고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의 희망 과목, 남녀비율, 성적 등을 토대로 과목배정을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말했다.관심을 보인 김 부총리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제공의향을 묻자 김 교무부장은 "당연히 제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박성희 한서고 교사는 "과목 선택권 만큼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최대한 기존학급의 틀을 유지하면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컴퓨터 프로그램을 감안한 점도 핵심사항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장점을 역설했다. 함미정양(18, 한서고 2학년)은 "스스로 선택한 과목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고 적성과 관련된 과목을 듣게 돼 집중도나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며 질문을 던졌다. 김현경 한서고 학부모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학생 수가 적은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현 내신평가 체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교육부의 대책은 뭔가"라고 김 부총리에게 물었다.김 부총리는 "학생 수가 적은 과목이라도 평가에서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그렇게 조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신과 연계된 대학입시도 종합적인 개혁과 혁신을 통해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언제, 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인가 하는 것을 검토해 내년 8월 교육개혁방안 발표 때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고교학점제 안착의 선결과제로 꼽히는 고교내신 및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도입 등 연관정책 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김현경 부위원장은 또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수도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가 모자라면 학생들은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과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보완책은 없나"라고 질문했다.김 부총리는 "그 부분을 가장 핵심적으로 우려하고 있는데 우선 정원 외 기간제교사를 정원 내로 포함해 정원 자체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답변했다.이와 함께 교육부 관계자들은 고교학점제의 안착도 약속했다. 이중현 학교정책실장은 "고교학점제는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주변국가도 그 장점을 일찌감치 인지해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비록 우리나라가 늦었지만 그럼에도 단단히 정책을 다져서 현장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오승현 학교정책관은 "교원·시설 등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선택하는지 추이 등을 내년부터 운영될 연구학교를 통해 종합적으로 파악해 제도가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김 부총리는 "종전과 같은 획일적인 교육체제에서는 학생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휘하는 게 어려웠고 미래사회가 원하는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 고교혁신을 이끄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교사·학생·학부모 여러분들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