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와 함께 안고 울었습니다. 현우에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힘이 없는 감독이라서."안한봉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감독이 판정 논란과 부상을 극복하고 값진 동메달을 획득한 김현우(28·삼성생명)에게 찬사를 보냈다.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 2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 동메달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보조 스타르체비치를 6-4로 제압했다.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던 김현우는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판정 논란 속에서 승리를 빼앗겼지만 이를 극복하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안 감독은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다. 동메달결정전 1회전에서 부상을 입었는데도 동메달을 땄다"며 "현우가 아니라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악바리 근성으로 해냈다"고 했다.이어 "현우가 4년 동안 준비를 많이 했는데 석연찮은 편파(판정)가 조금 있어서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김현우는 블라소프(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5-7로 졌다.2-6으로 뒤진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패시브를 얻어 1점을 획득한데 이어 가로들기 기술을 성공했지만 심판은 추가로 2점만 부여했다.이 기술은 4점짜리 기술이다. 기술이 정확하게 들어갔다는 판정이라면 김현우의 7-6 역전승이다. 그러나 심판진은 2점으로 인정했고, 오히려 김현우에게 벌점 1점을 부여했다. 원심이 옳을 경우, 비디오판독을 요청한 측에 벌점이 주어진다.선수단은 제소하겠다고 했지만 남은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번복했다.안 감독은 "솔직히 제소란 건 없는 것이다. 번복은 없다. 세계레슬링연맹에서 보고서를 써서 '잘못이 있다면 심판위원장과 주심 등은 징계를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여전히 4점짜리 기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심판위원장은 애매하게 말했지만 엄연히 4점이다"며 "비경기인이 봐도 4점이다. 편파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현우가 울면서 '죄송하다'고 하는데 나도 많이 울었다. '내가 더 미안하다. 힘이 없는 감독이라 정말 너한테 미안한 것 같다'며 서로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 종목에서는 (기세가)한 번 꺾여 마음이 떠나면 몸도 늘어진다. 현우에게 '레슬링을 바라보는 국민들, 후배들을 위해서 메달을 못 따면 바보가 된다. 일단 메달을 따자'고 했다"며 "동메달결정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했다. 안 감독은 세계레슬링연맹의 징계로 이번 대회 동안 코치석에 앉을 수 없다. 김현우의 경기 때, 매트 위에 올라가 항의했기 때문이다.국제 레슬링계는 구소련 출신들이 주름잡고 있다는 게 레슬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치호 코치는 "심판 40명 중 25명이 러시아계"라고 했다.안 감독은 "66㎏급의 류한수가 모레 경기를 한다. 어차피 러시아를 넘어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며 "오늘 현우의 일을 경험 삼아서 확실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한수도 각오를 더 새롭게 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