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사설

대구 ‘사랑의 온도 100도’ 도달, 92억 모금 국채보상운동정신에 기인했다

박선애 기자 입력 2018.01.18 14:17 수정 2018.01.18 14:17

우리는 이젠 절차적인 민주주의는 점차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는 경제민주주이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간격을 메우는 하나의 방법으로는 민간에서 추진하는 사회공동모금회(이후 모금회)이다. 모금회는 해마다 일정한 목표를 정하고, 모금운동을 펼친다. 이때에 모인, 돈으로 우리사회의 소외계층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대구모금회가 올해의 목표치를 달성하여, 사랑의 온도가 100도에 도달했다. 도달한 만큼, 우리사회는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됐다. 우리가 그토록 바란 경제민주주의도 사랑의 온도처럼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10일, 6월 항쟁 30주년에서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경제에서의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가 되어야한다.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말에서 모금회가 베풂과 나눔으로써,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만든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가 있다. 지난해 11월20일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을 시작한지 58일 만인 지난 16일 92억8,000여만 원을 모금해, 목표(92억100만원)를 넘어섰다. 캠페인 시작부터 포항 지진피해 성금모금과 이원화, 일명 어금니 아빠 사건, 일부 모금단체의 기부금 악용, 한파 등으로 목표달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구모금회 측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국채보상운동정신을 이어받은 시민 1만3,700여명의 나눔 정신이 빛을 발했다.
올해 캠페인에서 ㈜우리텍이 역대 최고액인 5년간 50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한국감정원이 9억2,000만원 기부로 사랑의 온도를 10도씩 높였다. 기부천사로 불리는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6년째 억대 기부를 이어갔다. 9명이 캠페인 기간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DGB금융그룹 대구은행, 삼익THK㈜, 화성산업㈜, 희성전자㈜등도 1억 원 이상,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 16일까지 대구지역 모금액은 92억8,000여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83억8,000여만 원)보다 11% 가량 많았다. 기부금 중 저금통을 내놓은 유치원생, 쌈짓돈을 꺼낸 어르신, 건물 청소를 하는 중년 여성 등 개인이 기부한 액수가 23억 원으로, 전체의 24.8%를 차지했다.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은 이달 31일까지 계속된다. 함인석 대구모금회장은 국채보상운동의 나눔 정신이 깃든 대구 시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소중한 사랑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소외된 이웃에게 골고루 잘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성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계층 이동 및 빈곤에 대한 동태적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2007∼2015년 계층 이동률 분석 결과에서 평균적으로 1년 뒤 소득 분위의 이동이 없을 확률은 40.4%였다. 상향과 하향이동 확률은 30.1%, 29.5%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의 30% 정도만 소득계층이 상승하고, 나머지 70%는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빈곤한 계층으로 추락했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소득이 나아질 확률보다 나빠질 확률이 높았다. 2분위 가구가 1년 뒤 2분위로 제자리걸음할 확률은 40.5%였다. 1분위로 떨어질 확률은 22.7%로써, 3분위로 올라설 확률(19.31%)보다 높았다. 3분위 역시 2분위로 떨어질 가능성(19.07%)이 4분위로 올라설 가능성(18.96%)보다 컸다. 소득 1∼3분위를 ‘빈곤’으로 정의했을 때, 2007∼2015년 1년 뒤 평균 빈곤진입률은 7.1%, 빈곤유지율은 86.1%, 빈곤탈출률은 6.8%였다.
이 같은 전문적인 통계가 아니다할망정, 우리사회의 대물림 빈부격차는 풀어야할 큰 숙제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은, 사랑의 온도가 100도로써 펄펄 끓는다는 것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문제는 이웃의 베풂과 나눔도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다. 이와 같이 정부의 경제민주화의 추진에서, 우리가 보다 큰 기대를 건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