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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변곡점에 선 대한민국호

박선애 기자 입력 2018.01.31 21:07 수정 2018.01.31 21:07

▲ 조 상 인 /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지난 2016년 연말부터 대통령과 측근들이 연루된 사적국정농단으로 분노한 일명 '촛불혁명' 시민들의 시위정국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의 탄핵결정 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급기야 현직 대통령을 교도소에 보냈다. 아프리카 난민국 수준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외신들은 '국민은 정직한데 상층부는 부패한 한국', '대통령 스캔들로 인한 국정마비'라고 보도해 대외적으로 국가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고, 우리의 민낯을 드러낸 것 같아 국민들을 부끄럽게 했다.
'촛불정부'인 현 정부는 핵을 가진 북한에 대한 모호한 태도로 대응해 다수 국민들을 불안케 했고, 대선공신 지지자들의 '촛불청구서'에 따른 불법·폭력에 관대한 요구로 법치주의 근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또한 탈 원전 공론화정책으로 원전수출산업에 먹구름을 가져오고 정부는 부인하지만 국가간 외교마찰까지 가져올 조짐이다.
오늘날 한국사회가 '혼돈(chaos)'의 가장자리에 와 있다는 상황인식은 오직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이라는 말이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그리고 2008년 글로벌 세계경제위기를 경험했다. 1997년 위기는 해방 후 우리사회가 겪은 최대고통 이었고, 2008년 위기는 세계가 1세기만에 경험했던 최대고난이었다. 일본이 경제불황으로 '잃어버린 10년'이 '잃어버린 20년'이 되어서 G2자리를 중국에 넘겨 주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돌파 후 3만 달러를 돌파하는데 걸린 시간이 일본 4년, 독일은 6년 이었는데 우리는 12년 만인 올해에 겨우 넘어설 전망이다. 물가·실업률을 감안한 '경제고통지수'는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민을 대표해 정부를 견제감독 해야 할 여소야대의 국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민심과 동 떨어진 정쟁만 일삼더니 떳떳하지 못했는지 나중에 보도된 내용은 국회의원 세비인상과 보좌관 증원법안은 속전속결 처리로 공조를 과시했다는 소식에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당신들의 천국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악화한 청년실업률이 지난해 11월 9.2%로 1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IMF 시절로 역주행하는 양상이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넘어 취업,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 희망까지 포기해야 하는 젊은 세대는 '7포 세대'를 넘어 비빌 언덕 없는 'N포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다가와 성화 봉송이 전국 주요도시를 누비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로부터는 환영받지 못하는 듯하다. 추위 탓도 있지만 어수선한 사회분위와 경기불황 여파이다. 게다가 지난 정부의 비리로 연루된 대기업총수들의 잇따른 구속과 부메랑을 염려한 기업들의 후원부족도 한 몫 한 듯하다.
지난 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에 교회지도자들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 결국엔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왔다. 중세교회는 면죄부를 팔았고, 오늘날 한국교회는 예배당을 판다고들 한다. 대기업총수재산의 2세 상속을 금수저 대물림, 부의세습이라고 재벌들을 비판하던 언론들이 이제는 교회세습을 일제히 비판한다. 더불어 '소득있는 곳에 과세있다'는 조세형평주의 원칙에 따르더라도 종교인 과세는 겸허히 수용하고 이행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장로교단 총회주제인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국교회가 되도록 교계전반에 걸쳐 교계지도자들의 반성과 각성, 그리고 도덕적으로 거듭나야 한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
인도 야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에 적혀 있는 7가지 사회악덕이다.
경쟁보다는 협동이 중요해지고 효율성 보다는 사회통합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현존 일자리의 47%가 사라지고, 지금 초등생 가운데 65%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다.
진 윌크스(Gene Wilkes)는 그의 저서 '예수님의 리더십(Jesus on Leadership)'에서 예수님의 리더십을 '섬기는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있다. 구성원을 섬기는 리더십으로 알려진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의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디지털과 글로벌로 상징되는 21세기에 적합한 리더십 모델이다.
역사에서 그리고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국민은 앞날이 없다. 대한민국 지도자들은 역사에서 경험하고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처칠은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말했다.
2018년 새해에는 비전을 가지고 융·복합형 사고로 전체를 조망하며 내일을 설계하고 이끌어갈 '변곡점에 선 대한민국호'의 지도자를 소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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