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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야권, ‘우병우 버티기’ 즐기나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8.23 17:58 수정 2016.08.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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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사퇴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우 수석의 '버티기'를 일정 부분 즐기는 분위기가 감지돼 흥미롭다.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 수석에 대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70%에 달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강성 친박을 제외하곤 우 수석 사퇴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여서 야권이 공세를 강화할 수록 여당 내부의 이견도 더 커지는 양상이다. 야권에게는 우 수석에 대한 공세가 더없는 호재가 되고 있다.그러다보니 야권은 우 수석 문제가 조금 더 시간을 끌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일정부분 하고 있다. 최소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중순까지 이슈가 계속될 경우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추석밥상 민심'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한층 확산되거나 나아가 우 수석 문제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대선국면에서까지 야당의 무기로 활용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히려 우 수석이 덜렁 사퇴하면 너무 빨리 이슈가 끝나는 것 아니냐 하는 점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 수석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야당은 굳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압박 강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청와대 담당 상임위원회인 국회운영위를 단독으로 열지 않고 있다.야당은 과반(28명 중 17명, 더민주 출신 무소속 홍의락 의원 포함)을 차지하고 있어서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라는 운영위 개회 조건을 이미 넘겨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운영위를 열어 우 수석 출석을 요구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이 카드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국민의당 한 의원은 "국민들이 볼 때 우병우 문제는 납득을 못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이 상황을 즐기는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는 우병우를 내칠 경우 박근혜 대통령 레임덕이 오고 벌려놓은 큰 수사들이 다 깨진다고 하지만 그것은 자기들 생각"이라며 "더 큰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이 문제로 청와대가 레임덕에 빠지고 새누리당도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어 야당으로 봐선 나쁠 것은 없다"고 평했다.더민주의 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운영위를 개의할 수 있고 운영위 개최 절차를 못 밟을 것도 없다"면서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우 수석이 운영위에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므로 입장을 선회해서 대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야권 입장에서는 서두르기보다는 우 수석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차근차근 즐기자는 느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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