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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재난에 대처하는 소방의 다짐

안진우 기자 입력 2018.03.20 18:20 수정 2018.03.20 18:20

얼마 전 방송 프로그램에 ‘911을 예견한 남자’라는 사연이 소개되었다. 뉴욕 국제무역센터(쌍둥이 건물)에 입주한 모건스탠리의 보안책임자인 릭 레스콜라(Rick Rescorla)가 평소 테러위험을 대비해 온 결과 911테러 당시 2687명의 임직원과 250명의 방문객 목숨을 구한 사연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단순한 안전사고부터 재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와 같은 위험은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지진을 비롯한 자연재난은 물론 작은 부주의로 인한 화재사고 등을 막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재난을 대비하는 훈련, 재난발생 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 이를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 헌법 제34조에서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이와 별도로 소방청에서는 육상 재난대응 총괄기관으로서 재난대응시스템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4시간 재난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황발생시 신속한 출동과 유관기관 지원 등 재난대응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소방청 지휘작전실을 운영하고 있다.
소방력 출동방식도 개선된다. 재난상황에 따라 인력과 장비를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상향식(Bottom-Up) 출동방식에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초기부터 심각상황으로 설정하고 소방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는 하향식(Top-Down) 출동방식으로 운영한다.
소방서장 등 현장지휘관에 대한 교육훈련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전국 8개 권역에 첨단시뮬레이션 시설을 갖춘 지휘역량강화센터를 설치해 현장에 강한 지휘관을 양성할 계획이다.
지역 재난대응 기관 간 협업체계도 강화된다. 실무자 중심이던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소방서장과 재난관련 기관장으로 격상,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다.
재난에 대비하며 훈련현장에서 흘리는 땀만이 재난으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재난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불편하고 귀찮을지 모르지만 모건스탠리의 보안책임자인 릭 레스콜라가 보여준 유비무환의 교훈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이것만이 재난에 대처하는 소방의 다짐이며 국민들께 드리는 약속이다.

▲ 조 종 목 / 소방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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