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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은 국민은 미래도 없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04.22 18:11 수정 2018.04.22 18:11

못 살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은 국민은 빛나는 미래가 없고, 암담한 절망이 있을 뿐이다. 독서는 우리 정신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 주는 통로다.
지난 날 많은 서적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읽은 여파 때문일까? 요사이는 성격책 중 잠언?전도서?아가를 즐겨 읽고, 문학잡지는 ‘월간 시문학’을 달마다 안 빼먹고 읽는 정도니, 독서량이 많이 부족한 것 같지만, TV에서 무게 있는 가요프로를 집중 시청하여, 감성의 샘이 마르지 않게 배려하고 있다.
오늘도 아침 9시엔 아이넷TV의 ‘가요 110년 사(史)’를 50분동안 완청했다. 낡은 필름에는 1950?1960년대의 헐벗고 못 살던 시대의 굶주리고 헐벗은 참상들이 집중 조명되어, 나를 진저리 나게 하고 과거의 고생하던 악몽이 되살아 난다.
6?25때 전쟁고아를 노래한 ‘생일없는 소년(김용만)’ 등이 흘러나와 지난 날의 불우했던 과거가 되살아나고, 청상과부로 유복자(나)를 키워주시고, 지켜주시던 어머니가 울컥 생각나 한식날은 지났지만, 어머님 산소에 성묘를 가야겠다는 마음이다.
주어진 험악한 운명과 가난에 맞서 어머니와 나는 동지가 되어 선전분투하여, 가난을 이겨내고 행복한 가정을 이룩하여, 나도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로 남들이 인정하고 있다.
아이넷TV ‘가요 110년 사(史)’ 4월 20일 방송을 보면서, 평소 잊고 살았던 1960년대(代)의 미녀가수 동방 성애(東方 星愛)씨의 노래를 모처럼 들어, 억수로 기분이 좋았다.
노래 제목은 ‘엉터리 양복쟁이(1960년/동방 성애)로 당시 세태를 풍자하는 코믹한 내용이지만, 가수 동방 성애의 젊은 목소리는,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동방 성애 가수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우중충한 6?25사변 후의 못 사는 우리 국민들 모습이 오버랩 됐다.
요사이 이 땅 주민들은 극한적인 이념대립으로 국가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해방 전후, 6?25 전후의 가난의 지옥에서 허기를 못 이기고, 헐벗음을 못 이기고 세상을 하직한 이들도 많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산 그루터기들의 백절불굴의 투지 덕분에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되고, 지난날의 원조 받던 국가가 못 사는 나라의 강력한 후견이 된 나라는 지구상에 있는 210여개의 나라 중 우리나라 밖에 없다.
지금 이 땅의 책임 있는 정치가와 유력한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계속 번영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펴고 있는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한 시라도 빨리 바른 궤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계속 못 사는 것도 보기에 딱하지만, 잘 살던 사람이 잘못되어 못 살게 되면 당사자도 불행의 극치겠지만, 옆에서 관망하는 사람도 민망한 일이다.
사람들이 살다보면 제 손가락으로 제 눈깔(!)을 찌르는 우(愚)를 저지르는 수도 있음을 본다.
이 땅의 책임있는 정치가와 유력한 국민들은 정책과 시책을 잘 못 펴, 국가와 국민을 애꾸눈으로 만들어선 안 될 것이다.
보통 국민들은 오늘, 생업에 전력투구 해야하고, 힘있는 정치가는 역사를 염두에 두고 최선의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2018년 4월 20일 10시 54분)

▲ 김 시 종 시인 /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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