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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전패 최악의 위기 앞에서… 한국, 무엇이 문제인가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06.25 18:14 수정 2018.06.25 18:14

손흥민 왼발 중거리포 체면 세워손흥민 왼발 중거리포 체면 세워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복잡한 셈법을 마다하지 않고 경우의 수를 챙기고 있으나 애석하게도 한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대표팀은 필승 상대로 점찍었던 스웨덴과의 1차전(18일/이하 현지시간)에서 PK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그리고 보다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달려들었던 멕시코와의 2차전(23일)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이 기막힌 왼발 중거리포를 성공시켜 체면을 세웠으나 득점이 터진 시간은 후반 추가시간. 2경기 모두 완패로 그칠 뻔했다.
2연패를 당했으나 아직 16강 탈락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과 멕시코 경기 후에 열린 독일과 스웨덴전에서 독일이 종료 직전 크로스의 짜릿한 결승골과 함께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국도 기사회생했다. 이제 F조의 16강 진출 국가는 멕시코-스웨덴, 한국-독일이 맞붙는 최종전까지 끝나야 결판이 난다. 2승의 멕시코, 1승1패의 독일과 스웨덴은 물론 2패의 한국도 산술적으로는 16강 가능성이 남아 있다.
1%의 가능성이 남았다면 도전하는 것에 스포츠이기에 선수들도 팬들도 다시 3차전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쩌면 본선 3전 전패라는 최악의 결과로 끝날 수 있다. 1954 스웨스 월드컵을 제외하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9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는 동안 3전 전패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가 유일하다.
아직 최종전이 남아 있고, 어쩌면 그 무대에서 기적이 연출되면서 모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겠으나 그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 축구의 10번째 도전기도 인상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어쩌면 예견된 실패였는지 모른다.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두말 할 것 없이 실력 차이다. 냉정하게 접근할 때 많은 선수들의 기량이 월드컵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폭염 속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으나 소득 없이 어수선하기만 했던 멕시코와의 2차전 내용이 정확한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이기기가 힘들었던 경기다. 당시 대표팀은 아주 억척스럽게 여럿이 달려들어 힘들게 공을 빼앗은 뒤 너무 쉽게 다시 공격권을 내줬다 그리고는 잠시도 쉬지 않고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해 수비했다. 보기에는 열심히 뛰지만 실효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경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공을 잡으면 주는 것이 두려웠다. 정확하게 패스할 자신이 없었던 탓이다. 컨트롤이 되지 않으니 받는 사람도 두려웠다. 그러니 받기 좋은 위치로 발도 떨어지지 않았다. 하고자 하는 의지, 하고 싶은 의지 이전 기본기에서 차이가 컸다.
경험도 부족했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나에게 여전히 월드컵은 두렵다. 정말 두려운 무대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들이 엄청나게 준비하는 무대가 월드컵"이라면서 "그래서 정말 많은 선수들이 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주려하는데 아직 부족하다"고 속내를 꺼냈다. 손흥민 정도의 선수가 두려움을 말할 정도인데 다른 선수들의 감정은 더하다.
정신무장과 집중력에서도 세계적인 그것에 밀렸다. 예전에는, 과거에는 그래도 '투혼'이나 '근성'이라면 빠질 것 없는 한국 축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의 멘탈에도 밀리는 모양새다. 그네들은 맨날 웃고 즐기면서 축구할 것 같았는데, 월드컵 무대에 서는 브라질이나 독일도 혼신의 힘을 다한다.
실수도 반복되면 실력이라 했다. PK 제공을 비롯해 아주 기초적일 실수들을 남발해 결국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수비진의 동시다발적인 부진은 결국 정신력과도 결부되는 일이다.
개개인의 기술과 정신과 경험이 부족한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팀'의 힘인데 한국은 그마저도 부족했다. 일단 신태용 감독이 팀을 이끈 시간이 짧았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후 급히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았다. 대략 10개월, 정상적으로 팀을 조련한 것은 올해라고 보는 게 맞다.
그마저도 정확하게 합을 맞출 여건은 더더욱 좋지 않았다. 권창훈, 김민재, 염기훈, 이근호 등 주축들이 줄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애초 세워놓았던 플랜들은 다 어그러졌다. 차도 떨어지고 포도 사라진 채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였다.
돌아보면 총체적 난국이었다. '어떤 것 때문에'라고 말하기 어려울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러시아 월드컵 이후로는 제대로 되돌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아직 최종전이 남아 있다. 그리고 아주 무서운 정신력으로 최강 독일을 꺾을 수도 있다. 그래도 되짚는 작업은 진행되어야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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