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기고

나라를 위해, 전우를 위해 절벽을 오른 전쟁영웅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11.11 17:12 수정 2018.11.11 17:12

박 현 규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

 “살아서 집에 가자!”
영화 <고지전>에서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중대장이 병사들에게 한 말이다. 하지만 실제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다시 만난 병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전투는 중단되었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기에 유해를 수습할 수도 없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북한과의 ‘9.19. 남북 군사합의서’로 인해 남북공동 유해 발굴 이행을 위한 지뢰제거 및 도로개설 작업 중 화살머리 고지에서 국군 유해가 발견됐다.
유해가 발견된 화살머리고지는 6.25 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했던 철의 삼각지 전투지역 중 하나로,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대대와 중공군이 전투를 치른 곳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매달 ‘이달의 전쟁영웅’을 알림으로써 6.25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거나 목숨을 바쳐 희생한 영웅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고 있다.
11월의 6.25전쟁영웅은 충무무공훈장을 받은 박기석 이등중사와 최재효 하사인데, 이들이 바로 화살머리 고지 전투에서 큰 활약을 한 영웅들이기에 코끝이 더 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51년 11월, 박기석 이등중사와 최재효 하사가 소속된 제9중대는 중공군이 차지하고 있던 281고지 탈환 작전에 참전했다. 제9중대가 정상을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까지 이르자 고지를 뺏기지 않기 위해 중공군은 모든 화력을 동원해 아군의 진격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했다. 반드시 고지를 점령해야 하는 우리 국군은 최재효 하사를 비롯, 4명을 특공대로 선발하여 적의 진지를 격파하려 하였다.
박기석 이등중사와 최재효 하사가 목숨을 걸고 절벽을 기어올라 2개의 적 기관총 진지를 각각 수류탄으로 파괴하여 적의 화력을 무력화 시키자, 뒤이어 나머지 대원들이 백병전으로 중공군을 물리치고 결국 281고지를 탈환하였다. 이로써 아군은 적의 공세를 격파하여 철원 북쪽의 진지를 고수할 수 있었으며, 281고지 탈환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박기석 이등중사와 최재효 하사는 1951년 11월 25일 충무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이런 영웅들의 활약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의 <헥소고지 전투>에서 의무병으로 참전, 총 한 자루 없이 절벽을 올라가 70명이 넘는 전우들을 살려 미국 최고의 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데스몬드 T 도스 병장의 활약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우들을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절벽을 오른 우리의 영웅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