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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위대한 시인과 그 누이(妹氏)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11.20 18:12 수정 2018.11.20 18:12

김 시 종 시인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성공한 사람들의 주변을 파헤쳐보면 자기의 결단이 가장 강력한 힘이 되었지만, 가까운 사람들의 격려가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특히 격려 중엔 남성의 격려보다 여성의 격려가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필자는 딱딱한 서사시보다 말랑말랑한 서정시를 되게(미치게) 좋아한다.
국내외를 망라하여 가장 선호하는 시인은 영국의 국민시인 워즈워드시인 선생님이다. 서정시 ‘무지개’ ‘수선화’ ‘종달새에게’ ‘뻐꾸기에게’들이 너무 깨끗하고 아름다운 꿈을 준다.
워즈워드의 누이동생 도로시(DOROTHY)는 워즈워드에게 누이동생 이상인 워즈워드 서정시의 여신(女神)이었다. 나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남성시인이 워즈워드의 여동생 도로시(DOROTHY)를 부러워하고 있다.
영국엔 워즈워드시인 여동생 도로시(DOROTHY)가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워즈워드 누이동생 도로시를 앞지르는 김수영시인 선생님의 누이동생(妹氏) 김수명여사가 있다.
김수영시인은 교통사고로 48세에 세상을 뜨셨다. 김수영시인은 시단의 청교도시인으로 젊은 시인들의 거대한 우상이 되었다. 왕년 현대문학의 명편집장이던 김수명여사는 오라버니 김수영 시편들을 집대성하여 ‘김수영 시전집’을 일류출판사(민음사)에서 펴내어 오라버니 김수영시인을 정신적으로 부활하게 한 한국시단의 ‘도로시’다.
지난날(60년~70년대) 한국최고문예잡지의 드날리는 편집장이던 김수명여사는 영남의 시골 문경의 신진시인을 현대문학잡지에 졸품(시·수필)을 초대하여 꺼지지 않고, 밝게 타게 하는 횃불이 되게 하셨다.
1969년 4월호에 수필 ‘메리의 죽음’(김시종 지음)을 발표케 해주셔서 김시종을 참한 수필가로 만들어 주시고, 1972년 2월호에 참여시 ‘불가사리’를 과감하게 발표할 기회를 주셔서 보통시인 김시종을 하루아침에 유명시인으로 키워 주시기도 했다. 김수명편집장의 혜안은 한국문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리라.
거의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김수명편집장님의 은공을 잊을 수 없어, 너무 늦은 ‘지각 감사패’를 드리지만 김수명선생님께서 소납(笑納)해주시면 지난날 입은 은혜의 빚을 억만분의 일이나마 갚을 것 같다.
김수명여사님의 건승하심과 마음의 평화를 비나이다.       

(2018. 11. 9.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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