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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천만관광객 맞이할 동상을 세우자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1.16 19:29 수정 2019.01.16 19:29

김 휘 태
안동시 공무원

관광(Tourism, 觀光)이란 사전적 의미는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한다는 말이고, ‘관광’이라는 말의 어원은 주나라 때의 ‘역경(주역)’에 나오는 “관국지광이용빈우왕(觀國之光利用賓于王)”이라는 구절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외교사절단이 왕을 알현하고, 상호 양국문물을 소개하고 풍속을 살펴봤다는 것이다.
관광의 역사를 살펴보면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고 타 지역과 교류를 하였으며, 종교에 따라 성지순례를 하고 6,500km의 대장정 실크로드를 열어 대륙간 문물을 교환하는 등 광범위한 관광활동을 발전시켜왔다. 교통과 문물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 와서는 전 세계가 지구촌이라는 이웃이 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공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나가는 대중관광시대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21 세기를 맞으며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효자산업으로 탈바꿈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미래의 황금산업으로 비약하고 있다. 기계의 자동화와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간의 노동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인간의 자유시간은 점점 늘어가는 행복한 고민은, 관광산업의 비전(VISION)을 태양같이 밝게 해주고 있다. 관광산업이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서, 타 분야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다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대구?경북이 손을 맞잡고 2020년 천만 관광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며, 유교문화의 메카인 안동에서도 올해 영국여왕방문 20주년을 맞이하며 천만관광시대로 궤적을 같이하여,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 대구?경북의 천만관광객 전략은 경북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문화를 자랑하는 유교, 불교, 가야 3대 문화권과 동해안 해양문화 및 대구의 쇼핑ㆍ숙박관광을 연계한 것이므로, 세계문화유산, 기록유산, 무형유산 3대 카테고리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관광도시 안동이 천만관광객을 견인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십리 길에 하회마을, 병산서원, 가일마을, 소산마을, 오미마을이 둘러쳐 있고, 굽이도는 낙동강은 천혜 비경을 자아내고 있다. 고려 삼국통일의 전기를 마련했고, 조선 오백년 찬란한 유교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대한민국 자주독립정신의 성지인 도청신도시는 웅도경북의 새천년을 열어갈 문화융성의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는 곳이다.
영남제일의 길지로서 태백산맥의 혈기와 낙동강의 정기가 휘감아 돌아 천만관광객을 끌어들일 기운은 차고도 넘치는 곳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그 기운을 어떻게 발현시킬 것인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觀光이란 두 글자는 보고 즐긴다는 것이므로 천만관광객이 찾아오도록 보고 즐길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 동안 백만 관광객이 찾아온 안동관광의 테마와 스토리텔링은 충분하다. 그러나 천만관광객이 몰려 오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보고,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방안도 보충해야 된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안동지역에는 동상이나 조형물이 적은 것 같다. 그 어느 지역보다 장엄한 역사와 위대한 영웅들이 많은 안동지역에서 왜 동상은 없는지? 평소에도 늘 궁금하던 일이기도 하다.
세계관광의 중심지인 유럽의 어느 도시나 가보면, 그 지역의 위대한 인물 동상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서안을 가보면, 당 현종이 시내 로터리에 인자하게 서 있고, 공원에는 시선인 두보나 이태백 같은 걸출한 인물들이 관광객들을 인상 깊게 맞이하고 있어서, 경이로운 마음으로 그분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눠보던 추억이 새롭다.
진시황 무덤의 8천 병마용을 대하면 눈썹이 깜짝 움직이고 금방 두 손을 잡을 것 같아서 긴장감이 돈다. 독립기념관이나 민속박물관의 모형이나 입체영상물만 봐도 실감이 난다. 그런데 유난히도 안동관광엔 동상이나 조형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대구동성로 상가의 마네킹만 봐도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 보다 마네킹에 입혀있는 옷이 훨씬 멋있게 보인다.
‘나는 들었노라’ 보다가 ‘나는 보았노라’가 백배 효과적이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이 실감난다. 물론 존재의 가치가 꼭 눈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유교문화의 사상과 이념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고차원의 정신적 가치이다. 그러나 대중관광의 속성은 모양이나 색깔과 규모에 따라 눈으로 보고 감성적으로 느끼는 것이므로, 천만관광객을 맞이할 동상을 세우자는 제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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