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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연재칼럼] 말의 향연 (1) - 의사 소통과 논리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2.10 17:51 수정 2019.02.10 17:51

안 종 필 외래교수
前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우리는 어떻게 하면 품격 있는 언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을까? 그것이 공정사회로 가는 기초행위 이기 때문입니다.
의사소통에는 세 가지 필수 도구가 있지요. 논리·감성·표현 이 세 개의 도구를 전달의 힘, ‘전달력’이라고 합니다.
그 논리를 좀 더 깊이파고 들어 가겠습니다.
통역사들은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정상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2015년 10월 17일 중앙일보의 ‘대통령의 그림자’통역사 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통역사는 “DJ의 경우 짧은 시간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데 체득이 된 것 같았다”며, “노무현 전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이기에 논리적이었다.”

논리의 힘은 사고력으로 보강하라
그럼 논리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고 명쾌한 메시지를 제시할 수 있을까요? 우선 생각의 힘이 단단해야 합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사고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편이지요.
후크하라 마사히로는 ‘하버드 생각수업’ 서문에서 “세계최고의 지성이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생각으로 말하고 그 생각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영국과 프랑스 대학의 입학시험에 관한 내용입니다. “옥스퍼드 대학교는 시험성적 보다는 면접을 중요시한다. 입시 면접 문제는 난해하기로 악평이 높다.”고 합니다. 면접관들은 질문을 통해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보다는 빠르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주장할 수 있는가를 중점으로 본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철학이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학문이라 생각합니다. 철학을 공부하면서 학생들이 내 생각은 이렇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찾아가길 의도합니다. 바칼로레아 역시 모범 답안 보다는 자신만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실제 글로벌 사회에서 통하는 인재가 되려면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거나 진정한 교양을 갖춘 것이 훨씬 중요 합니다.
가장 부족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물의 본질에 관해 곰곰이 생각하고 궁리해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는 힘 입니다. 그리고 그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조리 있게 주장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꾀하는 힘 입니다.
요컨대 자신의 철학, 가치관 진정한 교양을 가져야 한다는 말 입니다. 그런 인간으로서의 축을 형성하는 것이야 말로 인재가 되기 위한 첫걸음 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체력이 좋은 편입니다. 체력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적절한 음식과 운동을 꾸준히 해 왔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단단한 사고력을 촘촘하게 짜기 위해서는 먼저 이론적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론적 지식은 생각의 힘과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세워주는 논리력의 기초학문 입니다.
집을 지울 때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하듯이 이론은 말과 글을 만드는 재료입니다. 재료를 구하는 방법은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론적 지식은 독서를 통해 구하고 경험적 지식은 여러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지요. 특히 책을 읽을 때는 전문 분야와 비전공 분야를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 외에도 서로 다른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더욱더 큰 행복을 만납니다. 그리고  논리적 분석을 확장해 나갑니다. 요약을 하는 능력과 논거를 2-3개 세워서 말하게 되지요. 내공이 쌓이다 보면 한 문장으로 집약해서 핵심 메시지를 창출해 냅니다.
이 메시지를 논지라 하지요. 주제문 이라고도 하고요. 논리력이 강해지면 주제를 명확하게 세우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와의 대화내용을 정리해서 뼈대를 추립니다.

다산 정약용의 논리력
다음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태산 같은 준엄한 논리력 강의를 들어 보겠습니다.
200년전 전남 강진에서 들려주는 깨우침입니다.
정민교수는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서
“논리의 힘은 설득력에서 나온다. 아무리 훌륭한 주장이라도 과정과 절차가 온당해야 힘이 생긴다.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고 비슷한 것끼리 갈래지으며 단계별로 따져서 꼼꼼하게 분석하라. 선입견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편견에 사로잡히면 끝내 일을 그르치고 만다. 핵심을 찔러야 한다. 정곡을 뚫어야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강진에서 유배생활 18년 동안 5백 여권의 책을 집필 하였습니다. 홍도에서 유배생활하고 있던 그의 형 정약전과의 서신에서도 논리에 대한 논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억지를 부려서는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견강부회로는 남이 수긍하지 않는다. 이것을 말할 때 저것을 증거로 끌어와 옆구리를 찔러서 절을 받아라. 증거가 없다고 투덜대지 마라.논거를 못 찾겠다고 답답해 하지마라 보는 방법만 바꾸면 널린 것이 증거요 논거라. 억지 부리지 말고 근거로 말하라. 증거로 설득력을 강화하라, 증거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
논리는 나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입니다. 논리는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쉽게 풀게 하지요. 또한 논리는 여러 갈래의 생각을 간결하게 매듭지어 주지요.
논리적 스피치는 듣는 사람에게는 상쾌한 공기와 같은 것입니다.
유시민은 ‘글쓰기 특강’ 자신의 저서에서
“말이든 글이든 원리는 같다. 언어로 감정을 건드리거나 이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 사유능력에 기대어 소통하려면 논리적으로 말하고 논리적으로 써야 한다. 그럴려면 논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효과적으로 논증하면 생각이 달라도 소통할 수 있고 남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며 내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대화는 교환’ 입니다.
교환도 되지 않는 것은 비논리입니다. 확실한 메시지를 가지고 교환을 시도해 보십시오. 최소한의 논리는 다툼과 무식을 만들지 않습니다.
논리는 상대의 감정을 자극 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성을 자극시키는 도전의 통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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