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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시종(金市宗) 42시집 ‘멋진 낚시꾼’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3.24 18:36 수정 2019.03.24 18:36

김 시 종 시인·자문위원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올해(2019년)도 내게는 뜻 깊은 해로 기억(기록)될 것 같다.
78세의 늦은 나이에 맏손자(친손자) 태이가 1월초에 태어났는데, 나를 많이 닮았다고 식구들이 기뻐한다. 집사람(아내)은 맏손자 태이가 할아버지 글 솜씨를 내림받아 대문장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말하는 걸 잊지 않았다. 맏손자 태이가 건강하게 되도록 늙은 할아버지도 기도로 힘을 보탠다.
이제 며칠 안 있으면 태이네 조부님 김시종 중진시인의 42시집 ‘멋진 낚시꾼’이 등장하여 애독자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 드리게 된다.
재작년(2017년)까지는 1년에 시집을 두 권씩 냈지만 작년(2018년)부터는 창작시집을 한해 한번 내는 걸로 속도조절을 하게 됐고 올해(2019년)도 42시집 ‘멋진 낚시꾼’ 한권으로 만족하게 될 것 같다.
42시집은 자작시(自作詩) 40편, 칼럼 37편을 실어, 시?산문 77편을 애독자들에게 보여 드린다.
42시집 ‘멋진 낚시꾼’은 시집 판형은 대판이요, 쪽수는 102쪽이 된다. 이번 시집에 실리는 시편들도 단시(短詩)가 주류(主流)요, 기발한 내용이 겁나게(?) 많아 애독자들에게 함박웃음을 선사할 것 같다.
문학의 생명은 독창성(새로운 발견)과 재미(흥미)가 생명이라고 필자는 확신내지 착각(?)을 견지하고 있다. 37편의 에세이(칼럼)도 눈여겨보면 애독자 제현의 행복에 크게 복무하게 될 것 같다.
42시집을 묶으면서 내 시와 칼럼에 각별한 사랑을 느끼고 읽을수록 행복에 젖게 되었다. 내가 공식적으로 시를 창작한 것이 53년이 되었다. 살아온 지난날이 후회로 얼룩진 게 아니라, 흐뭇한 보람으로 점철되었다. 사실 나(필자)도 문학을 각별히 아끼고 사랑했지만, 하느님의 은총이 더욱 크셨다. 자기를 자신도 사랑할 줄 아는 인생을 하느님께서도 사랑하시는 것 같다.
시는 마땅히 약자의 찬가가 되어야 한다. 소멸해가는 연약한 것들을 언어(시어)로 기록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어야 한다.
42시집의 제호시 ‘멋진 낚시꾼’은 흙바람이 부는 한 길가에서 부지런히 붕어빵을 굽는 생활전선의 약자 안팔구씨가 주인공이다.
시 ‘멋진 낚시꾼’의 주인공 안팔구씨를 대면해보자.

멋진 낚시꾼  / 김시종

하루 종일 낚시터에 앉아
붕어를 낚아도
다섯 마리도 못 잡아
해가 지는데……

안팔구씨는 도심에서
붕어를 낚는다.
하루에 천 마리도 넘게
어획량을
올린다.

안팔구씨가 낚은 붕어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따뜻함과 구수함이
손님의 얼굴을 환하게 한다.

안팔구씨가 종일 낚은 어종은,
붕어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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