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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당신은 행여 사이비(似而非)한가?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10.24 14:47 수정 2016.10.24 14:47

사회가 복잡 다분화 세분화 되면서 사이비한 것들이 너무도 많아졌다. 옛날에는 10년-20년이 걸리던 사회적변화가 요즘은 며칠사이에 변한다. 요즘은 초 스피디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사이비 한 것들 또한 초다분화 초세분화 되어 있어 그 이면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는 한 그럴듯하게 포장된 사이비를 구분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전국시대 성인으로 불리던 맹자에게 어느 날 제자 만장이 물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한다면 그런 사람은 어디를 가든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공자께서는 왜 향원(지방의 토호)은 덕을 해치는 도둑” 이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이에 맹자는 “그들을 비난하려해도 들어서 비난할 것이 없고 공격하려해도 공격할 구실이 없어도 세속에 아첨하고 더러는 시류에 합류한다. 또한 집에 있을 땐 충심과 신의가 있는척하고 나아가 행하면 청렴결백한척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스스로도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들과는 더불어 요순의 도에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자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셨다. “말 잘하는 것을 미워하는 것은 신의를 혼란시킬까 두려워서이고 또한 향원을 미워하는 것은 그들이 덕을 혼란시킬까 두려워서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말 사전에는 사이비를 겉은 제법 비슷하나 속이 겉과 완전히 다른 것, 진짜같이 보이나 실은 가짜인 것, 선량해 보이나 실은 악질적인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언론에 실린 정치 사회면 기사를 한번 눈여겨봤다면 숱한 사이비에 대해 국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경선 조작해놓고 버티는 이정희...야권연대 흔들’ 여론조작 사과 없는 후보자들! 숫자얼마 안 된다, 별것 아니다 등 발뺌이 일색이었다. 총리실 민간인 사찰 폭로 등 뒤집어 봐야 할 것들이 수 없이 많았다. 중요 사회부 기사로는 ‘버티다 버티다, 70시간만에 사퇴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몰염치는 극 치였다, 후보등록 시한을 3시간 앞두고 23일 오후3시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속내 들어난 사퇴발표. 또한 선거막판에 실시된 서울관악 을 야권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자신의 보좌관이 연령조작을 지시한 사건이 드러난 이후에도 그는 묵묵부답, 이날 이 대표는 대선출마자 교육을 이수해야한다는 통합진보당 당헌에 따라 오전 두 시간 동안 교육을 받았다. 그랬던 이 대표였지만 왜 였을까? 결국 막판에 후보를 사퇴했다. 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몰랐다”며 발뺌했다. 이 대표가 전적으로 홀로내린 결단이란 주장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애써 만들어온 통합과 연대의 길이 저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며 몸이 부숴 지드라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후보사퇴를 선언했다. 여론조사 조작 사실이 확인된 지 약 70시간만의 일이다. 그런데 그 후 놀랍게도 그가 속한 계파인 ‘경기동부연합’은 반사회적 이적단체로 밝혀졌다. 각종 기구개편에서 감축요인을 용케도 피해가기 위한 궁여지책의 묘책이 동원됐고 국회 경비절감과 시정효율을 높이기 위해 거품빼기로 시행하려든 밥그릇 내려놓기 국회 개혁에도 국회의원들이 그런 것 같이 하면서도 사실은 그러하지 못한 꼼수는 사이비의 극치였다. 살펴봐야만 했을 일들 중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것이 사이비 한 것이다. 내년이면 대선이다. 우리주변에 행여 사이비한 대권후보자는 없는지? 아니면 같은 당이라 하여, 친구라 하여, 동향이라 하여, 권한을 교묘히 활용하는 몰염치한 단체장은 없는지? 자기의 이해에 따라 권력에 줄을 되고 양심을 파는 못난 향원이나 도의원 시의원은 없는지? 우리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반드시 살펴봐야 할 때다. 요즘 들어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과히 충격적이다.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데 열쇠 진 당사자들은 여전히 모르쇠로 불통이다. 사이비한 것이 발을 붙이지 못할 때만이 건전한 민주질서가 확립되고 아름다운 민주사회가 찾아오게 된다. 곧 대선이다. 각 지역의 대표자인 현직 국회의원과 대선후보자, 정당, 단체장, 시도의원에게 오늘 또다시 묻고 싶어졌다. “당신은 누구이신가? 행여 사이비 하지는 않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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