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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경북교육청, 발암물질 석면해체·제거, 아직도 뭉그적 거리다니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5.16 20:27 수정 2019.05.16 20:27

석면은 침묵의 살인자이다. WHO 산하 국제 암 연구기관(IARC)에서 지정한 Group 1등급(발암성 확실) 지정, 발암 물질로써 규산염 광물의 일종이다. 석면 방호는 방사능 방호와 동일한 수준으로 해야 한다.
지난해 5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서울지역 초중고교의 석면검출 실태 발표에 따르면, 3차례 실시한 석면조사에서 ‘불검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실시한 3번의 조사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됐다. 백석면 외에도 갈석면과 트레모라이트 석면이 검출됐다.
지난해 3월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석면제거 학교 전면 재청소를 마친 학교에서 백석면이 나왔다. 천장 마감재(텍스) 조각과 돌봄 교실 안 보일러실 먼지 등 전체 시료(90개)의 25.6%인 23개에서 최대 3%의 백석면이 나왔다. 정부가 주도해 실시한 학교 석면 잔재물 대청소가 눈에 보이고, 청소하기 쉬운 곳만 쓸고 닦는 식으로 대충 이뤄졌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부는 석면 제거공사를 진행한 1천240개교 중에 201곳을 무작위로 골라 조사해본 결과, 43개교에서 또 석면이 나왔다. 공기 중에 있다가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간다. 폐암 등을 유발하고 몸속에 악성종양을 일으킨다. 성인과 비교해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 시설물 내 석면 건축자재들을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위험 물질이다.
2016년 현재 경북교육청이 지난해 9월 도내 전체 1천724개교를 대상으로 학교 시설 내 석면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석면을 제거하거나 석면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2009년 이후 착공된 건물을 포함해 석면이 전혀 검출 되지 않은 학교는 342개교로 파악됐다. 경북도 교육청은 지난해 경북도내 학교 시설에 대한 실태 조사에서 도내 학교에 사용된 석면건축자재 대부분이 천장재인 ‘텍스’로 교육부가 마련한 위해성 평가(교육부 기준 5등급)에서 1천382개교 모두 안전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시설 개선 사업비 65억 5천여만을 투입해, 우선 위해성이 높은 904개교, 19만950㎡를 제거했다. 올해도 78여 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40개교 9만2천721㎡를 학교시설 공사와 연계해 추진했다.
이래도 발암물질인 석면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지난 15일 경북교육청은 5월부터 학교 석면관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학부모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 석면관리를 강화한다. 먼저 학교장, 학부모, 시민단체, 외부전문가, 전문 감리단으로 구성된 학교별 학교 석면 모니터단의 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학교 석면 모니터단은 석면 해체·제거 공사 시 현장에 석면 조각이 남아있는지, 집기류 이동은 적정한지, 공사현장의 밀폐 상태는 적정한지 등 석면제거 작업 전·중·후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 한다. 전문검사 기관을 통한 교실 공기 중 석면농도 측정횟수를 당초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 경북도내 모든 학교를 조사하여, 석면지도 오류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학교장은 석면공사 전 학부모에게 반드시 사전 안내한다. 학교 석면지도 검증 결과와 비산 석면검사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에도 공개한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학교 석면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걱정과 우려를 사전에 예방하여 학생들이 깨끗한 교육환경에서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학교가 석면의 현장이라면, 학생들은 1급 발암물질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공부는커녕 학교에서 폐암 등에 걸리면, 누가 책임 지니는가. 석면의 제거에 경북도교육청은 뭉그적거릴 것 없이, 예산을 보다 확충해야 한다. 제거 후에도 석면의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있다면, 학교가 악성 종양의 본바닥이 아닌 이상, 제거업체도 그냥 둘 수가 없다.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여, 교육 투자가 미래 투자로 여겨야한다. 미래가 지금의 학생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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