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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전국 유일 4차선 없는 영양군, 주민들이 뿔났다

전재춘 기자 기자 입력 2019.08.26 13:10 수정 2019.08.26 13:10

영양군민통곡위원회, 31번 국도 선형개량 촉구

오도창 영양군수(왼쪽)와 통곡위 관계자들이 중앙정부 등에 보낼 호소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의 각 민간단체로 구성된 ‘31번 국도 개량을 위한 영양군민통곡위원회(이하 통곡위)’는 26일 영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영양군 서부리에서 청송군 월전리까지 이어지는 국도 31호선 16km 구간의 조속한 개량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통곡위 참가단체 대표자로 구성된 공동대표단 등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상임대표들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전 군민의 마음을 담은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회, 정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영양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선이 없는 지자체이며, 그마저도 낙석과 선형 불량 등으로 인해 군민들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아왔다. 특히, 옷 한 벌 사고, 병원 한 번 가기 위해서는 인근 지자체까지 1시간 이상 가야하는 등 열악한 도로 여건이 영양군을 낙후지역과 오지라는 꼬리표에서 수십년 째 벗어나지 못하게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통곡위는 영양군과 외부를 연결하는 핵심 축인 영양군 서부리에서 청송군 월전리까지 이어지는 31번 국도 16km 구간에 대한 조속한 개선을 촉구하면서, 군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승배 집행위원장은 “허울뿐인 균형발전정책은 지역이 소멸로 가는 길을 방치하고 있다. 영양의 생명줄과도 같은 국도 31호선이 하루 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달라”며 호소했다.
한편, 통곡위는 군민들이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그날까지, 중앙정부 등에 군민들의 절박한 심정이 전달될 수 있도록 민간차원의 모든 방법을 동원할 방침이다.
이하는 31번 국도 개량을 위한 영양군민통곡위원회 호소문이다.
지난 20일자 한겨레 신문에 ‘모든 도로가 편도 1차로, 영양주민들 오지 설움’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옷 한 벌 사러 가기 위해 60km나 떨어진 안동까지 1시간 이상을 가야하고, 구불구불한 도로와 낙석 때문에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보도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 특수 못누려, 4차로 하나 없는 교통섬(’19.4.25 매일신문), 공포의 도로, 영양 31번 국도(’18.7.9 경북일보), 도로 교통개발 소외, 서러운 영양군(’17.2.15 경북매일)
영양군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오지, 소외, 낙후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 뿐이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도 수십년 째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영양군의 낙후된 이미지와 함께, 편도 1차로 밖에 없는 안타까운 영양군의 도로상황이다.
군민들은 죄가 없다! 그런데 왜 죄인 같은 느낌으로 살아갈까?
지난 해 10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영양군이 전국에서 최고라고 한다. 강남구의 3.6배라는 사실을 우리들은 방송을 보고 알았다. 고향을 지킨 대가로  목숨에 대한 가치를 3.6배나 차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선이 없는 열악한 도로사정 때문이다. 한 번의 방문도 너무 힘들다 보니, 응급 의사도 오지 않고, 기업도 오지 않고, 관광객도 오지 않는다. 오로지 남은 것은 척박한 땅을 일구며 농사 짓고 살아온 우리와 같은 군민들 뿐이다. 이러한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는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연일 자랑하듯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란 말인가?
우리 군이 수십 년간 정부관심에서 소외돼 온 결과, 지역 경제는 무너지고 인구는 줄어들어 사실상 가장 먼저 소멸할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동안 허울뿐인 균형발전 정책으로 우리 군을 고립시켜 둔데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이제 와서 인구도 적고 교통 수요도 적다는 이유로 사업에서 배제하는 경제논리를 갖다 붙이고 있다.
영양군 서부리에서 청송군 월전리까지 이어지는 31번 국도 16km 구간은 옷 한 벌 사고, 병원 진료 받고,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농산물 유통을 위해 군민 누구나 반드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유일한 통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 도로에 대한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이동권리, 안전할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지역을 살릴 생명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고속도로도 철도도 아닌, 4차선 도로 하나 갖고 싶다는 것이 우리들의 무리한 요구인가? 아니면 과도한 욕심인가?
이제 곧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을 확정한다고 들었다.
각박한 삶에도 인정이 넘치고, 땀 흘려 가꿀 수 있는 흙이 좋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제부터라도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새로운 희망을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영양군 81개 - 영양읍노인회, 입암면 노인회, 청기면 노인회, 일월면 노인회, 수비면 노인회, 석보면 노인회, 성균관 유도회 영양지부, 영양의 문화를 가꾸어 가는 사람들의 모임, 영양 희망연대, 영양군 귀농인 연합회, 영양 라이온스클럽, 영양 로타리클럽, 영양산약초생산조합, 영양재래시장상인회, 영양문인협회, 영양군 여성단체협의회, 영양군 생활개선회, 여중군자장계향선양회 영양군지부, 대한적십자봉사회 영양군협의회, 농가주부모임, 영양군연합회, 영양여성의용소방대, 소비자교육중앙회, 영양군지회, 영양군 4H회, 영양읍 농업경영인연합회, 입암면 농업경영인연합회, 청기면 농업경영인연합회, 일월면 농업경영인연합회, 수비면 농업경영인연합회, 석보면 농업경영인연합회, 영양군 애항청년회, 영양청우회, 입암애항청년회, 청기청년회, 일월청년회, 수비면애향청년회, 석보면석맥청년회, 영양읍자율방범대, 입암면자율방범대, 청기면자율방범대, 일월면자율방범대, 수비면자율방범대, 석보면자율방범대, 일월면여성방범대, 수비면여성방범대, 영양읍의용소방대, 입암면의용소방대, 청기면의용소방대, 일월면의용소방대, 수비면의용소방대, 석보면의용소방대, 청북의용소방대, 영양군에어로빅협회, 영양군태권도협회, 영양군탁구협회, 영양군족구협회, 늘푸른족구회, 돌핀스족구회, 입암족구회, 영맥축구회, 청조축구회, 한농연축구회, 일산축구회, 반딧불이축구회, 군청축구회, 청기축구회, 종복원축구회, 한마음볼링회, 좋은사람들볼링회, 모두클럽볼링회, 정우테니스회, 동심테니스회, 영양골프회, 라온골프회, 영사모 골프회, 여성 골프회, 다문화가정 영양읍지회, 다문화가정 입암면지회, 다문화가정 청기면지회, 다문화가정 일월면지회, 다문화가정 수비면지회, 다문화가정 석보면지회 단체가 함께 했으며, 호소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31번 국도 개량을 위한 영양군민통곡위원회.                            
전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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