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4명이 질식해 숨진 영덕군 축산면 S수산에 대한 국과수 현장 감식 결과가 빠르면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영덕경찰서에 따르면 11일 국과수 합동 감식에서 근로자들이 숨진 깊이 3m 탱크에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가스 3,000ppm이 검출됐고 시신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암모니아 가스 등은 500ppm이상이면 사람이 숨질 수 있다.
경찰은 당초 현장 감식이 끝나는데로 업체대표 A씨(54)에 대해 업무상치사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추가 조사 후 신병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근로자 중 3명이 불법체류자인 것이 밝혀진 만큼 이들을 고용하게 된 배경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클린 사업장’ 인증을 받은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인 3명과 베트남인 1명 등 근로자 4명은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쯤 안전장비도 없이 천으로 된 마스크만 착용한채 오징어 내장을 모아놓은 깊이 3m, 가로·세로 3~4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탱크에서 작업하다 쓰러져 모두 숨졌다. 이들은 지하탱크에 먼저 들어간 동료 1명이 쓰러지자 구조하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구조에 나섰던 근로자들과 앞서 작업에 투입됐던 근로자는 유해가스를 막을 수 있는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 지하탱크 바닥에는 30~40cm 정도의 오징어 부산물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감식 결과는 빠르면 이달 말 또는 10월 초쯤에 나올 것 같다. 현재 근로자들이 가스에 질식사 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가족이 원하면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장례절차에 대해서도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외국인 근로자 유족들은 추석 당일인 지난 12일 부산을 통해 입국해 빈소가 마련된 영덕 아산병원에 머물며 장례잘차를 협의 중이다.
김승건 기자 seunggeon414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