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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명품 대중가요산책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9.22 18:17 수정 2019.09.22 18:17

김 시 종 시인·자문위원
국제PEN 한국본부

좋은 음악을 감별하는 능력은 귀에 있는게 아니라, 아름다운 가락을 느낄수 있는 따뜻한 가슴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 땅 주민들은 옛날부터 춤과 노래를 즐긴다고 고대 중국기록에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이 땅 민초들은 성악의 대국 이태리 사람들 다음으로 노래(음악)를 즐기는 것 같다.
대중가요는 아예 음악도 아니라고 착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사람의 무지한 소치인 듯하다. 일제시대에 태어난 대중가요(유행가)가 지금까지 민초들이 즐겨 부르고(애창) 솔깃하게 듣는 것은 잘 된 음악(명곡)으로 자격(요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에 태어난(발표된)유행가가 몇 천 편도 넘겠지만, 지금까지 애창(愛唱)되는 노래는 일백여곡(曲)이 되거나 말거나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지난 시절의 가요는 듣는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좋은 노래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명곡(名曲)만이 음악의 고전(Ⅰ급)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은 이 땅의 대중가요도 훌륭한 명곡(名曲)이므로, 아낌없이 애창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전승되도록 해야 한다.
필자(나)는 음악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소양을 갖추고 듣는 귀와 느끼는 따뜻한 가슴도 확실히 지닌 것 같다. 우리나라 대중가요 중에 당장 떠오르는 24편의 대중가요에 대해 주마간산격(走馬看山格)이나마 살펴볼까 한다.
?님(1963년)은 이 땅의 인간 꾀꼬리 박재란님의 대표곡이다. 이 노래가 나오던 1963년 10월 육군에서 만2년 10개월을 복무하고 만기제대를 했다. 필자는 다정다감한 편이라, 사랑도 느낄 줄 알지만 너무 가난하여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 내 젊음의 현주소였다. 미녀가수 박재란씨의 ‘님’을 자주자주 불러 삭막한 현실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TV에서 ‘님’이 방송되면 옷깃을 여미고 애청한다. ? 봄날은 간다(1954년)는 백설희(김희숙)씨가 불러 가수가 되었고, ‘시인세계’라는 시잡지에서 시인 100명에게 설문지조사를 하여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사 1위로 뽑혔고, 2위는 ?‘고향초’(송민도 노래)가 뽑혔다. ‘봄날은 간다’의 작사자는 손로원 작사가다. ?한강(최병호 작곡)은 심연옥씨가 불렀는데, 6·25때 한강교폭파로 비명횡사한 수 천 명의 사망자를 애도하여 지은 한이 서린 노래다.
?나그네 설움?번지 없는 주막?고향설은 남인수와 쌍벽을 이룬 백년설의 노래로 백년설의 미성은 백만불짜리가 아닐 수 없다. ?타향살이(손목인 작곡)는 장신가수 고복수가 불러 타인추종 불허의 명가요가 되었다. ?나 하나의 사랑(손석우 작사·작곡)?나의 탱고(한복남 작곡)는 송민도(송민숙)씨가 불러, 불후의 애창곡이 되었고, 이 땅 대중가요를 성악수준으로 격을 높였다. ?비 내리는 고모령(유호 작사·박시춘 작곡)은 실제로 없는 고개 고모령을 노래 속에 형상화하여 노래의 힘이 막강함을 시범 보였다. ?울고 넘는 박달재(반야월 작사·박시춘 작곡)는 6·25 직전인 1950년에, 박재홍이 불러 충북을 대표하는 애향가일 뿐 아니라,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되었다. ?찔레꽃(백난아)은 간도에 이민한 조선족의 망향가였지만 지금은 전 국민이 애창한다. ?아내의 노래는 6·25전쟁 중 심연옥이 불러 그때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격조 높은 노래다. ?파도(김영종 작곡)는 완벽한 노래로 요절한 가수 배호의 대표곡이다. ?노란셔츠의 사나이(손석우 작사·작곡)는 한명숙이 불러 외국에까지 진출하여 한류열풍을 일으켰다. ?선창은 고운봉이 불러, 국민애창가요가 됐다. ?꽃 중의 꽃(황문평 작곡)은 KBS공채 1기 전속가수 원방현이 불러 격조 높은 국민가요가 됐다. ?사랑(나훈아 작사·작곡)은 나훈아가 불렀는데 우리나라 대중가요 중 가장 ‘사랑’을 쉽게, 깊게 노래했다. ?목포의 눈물(이난영 노래) ?해운대엘레지(손인호 노래) ?님과 함께(남진 노래) ?우중의 여인(오기택 노래) ?바닷가에서(안다성 노래)등도 성공한 불후의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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