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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문경시 신기동 매립장 환경영향평가서 검증절차 논란에 부쳐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9.25 20:02 수정 2019.09.25 20:02

우리나라 폐기물 총량은 2011년도엔 1일 평균 37만 3,312t이었다. 2016년도엔 41만 5,345t으로 약 11.25% 증가했다. 그중 플라스틱 발생량만 보면, 일회용 컵 257억 개, 일회용 빨대 100억 개, 비닐봉지 211억 개, 세탁비닐 4억 장이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 보고서가 발표한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5년 기준으로 132.7kg이다. 여기에다 생활쓰레기까지 보태면, 통계를 낼 수가 없을 지경일 게다. 쓰레기를 매립하든지 태우든지 해야만 한다. 그러나 매립해도, 태워도, 마땅한 장소가 있어야한다. 여기서 우리 집 마당 앞은 절대로 안 된다는, 님비 현상(Not In My Back Yard)이 터진다. 님비현상은 사람들이 필요성만을 인식한다. ‘된다, 또는 안 된다’는 설립하려는 자와 안 된다는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다. 마찰에서 핌피(PIMFY)도 있다.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는 되려 유치하려는 주민들의 입장이다. 쓰레기 처리에서 님비와 핌피의 아름다운 조화가 최고의 화합이다.
지금 문경시 신기동 매립장 건립 주민들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0일, 한맥테코(주)가 문경시에 제출한 사업장 일반폐기물 신기동 매립장 조성사업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검증 절차의 일환으로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를 위해 한국환경공단, 지역주민, 문경시 관계자 및 시의회의원, 한맥테코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환경영향평가는 대상사업의 사업계획을 수립하려고 할 때에 그 사업의 시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한다. 해로운 환경영향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영향은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업에서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매립장 부지의 암반 성상과 침출수 유출 사고 발생에 대한 대비책을 업체 관계자에게 질문했다. 창동 노인회관 인근에서 열린 주민반대집회 현장을 방문해 주민여론을 수렴했다. 지금은 대의민주주의 시대이다. 여기서도 대의란 여론민주주의 시대와 같은 말이다. 여론이 대세를 결정하는 열쇳말(key word)이다.
참석한 주민대표는 매립장 조성 예정지는 과거 쌍용양회가 석회암 채굴을 위해 발파작업을 했던 곳이다. 지반이 흔들려 땅속에는 많은 크랙(crack)이 생겼을 것이다. 매립장 내 차수막이 손상될 경우 침출수 유출로 인한 지하수 오염 우려가 크다. 특히 매립장 부지에서 불과 700m 떨어진 곳에는 남부지역 상수원인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영강이 흐르고 있다. 침출수 사고가 난다면 대재앙을 면치 못한다. 절대 안 된다고 성토했다.
매립장 인근에서 60여년을 살아온 토박이 한 주민은 신기동은 지금도 폐기물 처리업체 9곳이 성업 중이다. 옛날에는 어느 집이든지 지하수를 마음껏 마셨다. 지금은 완전히 썩어가고 있다. 신기동 주민들은 지금도 악취와 오염으로 고통 받고 있다. 만약 매립장까지 생긴다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이 땅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매립장이 불러올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증언했다. 증언을 들을수록 옳은 말로 들린다.
다 같은 동네에 9곳이 성업 중이라면, 이것만해도 외레 많다고 봐야한다는 것에 합리성과 정당성이 있다.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평가범위 설정 가이드라인’에 따른 대기, 악취 등의 영향예측범위인 매립장 부지로부터 5km 범위 내에는 신기동, 창동, 호계면 일부, 모전동 등 문경시민들의 주요 생활권역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400m 떨어져 있는 쌍용양회 문경공장은 1957년 국제연합 한국재건단의 원조로 건설된 대한민국 최초의 시멘트 공장으로써 문경시가 국가산업유산 지정을 추진 중에 있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문경시 신기동과 그 일대가 혐오시설의 집산지와 같다는 인상이다. 논란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문제를 풀기위해선 님비와 핌피의 조화로 서로 간에 상생을 다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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