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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의 근작시(近作詩)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10.06 18:17 수정 2019.10.06 18:17

김 시 종 시인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중앙문단에 오른 지 53년이 되었다. 반세기 넘는 세월을 젊은 날과 같이 감성시만 추구했더라면, 시인 자신뿐 아니라 독자들도 피곤하여 나를 버렸을 것이다.
20대(代)에 문단에 섰다면 초기엔 거의가 감성시를 즐겨 썼을 것이고 감성시를 졸업하면 40대~50대까지는 중년취향의 지성시에 관심을 갖고 시 창작에 몰두 했을 테고, 60~70대(代)의 노시인은 지혜시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요, 다행히 성공한 지혜시를 얻었다면 누를 수 없는 법열(法悅)을 느꼈을 것이다.
내가 최근에 지은 지혜시 3편을 애독자들께 공개(公開)하여 기쁨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시) 1. 순리(順理)/ 김시종
늙어서 다작(多作)하는 것은  망녕이다.

노인에게 희미한 시력을 주신 것은
너무 까발리지 말라는 신(神)의 계시다.
(2019년 9월 1일 09시 26분 作)

<덧 말> 인생은 70부터라는 말을 겁 없이 하는 자는, 세상에서 깃털보다 가벼운 자다. 사람은 50세가 넘으면 건강과 자기 인생을 빈틈없이 관리해야 한다. 70세가 된 당사자는 새로운 일을 떠벌이지 말고, 잔잔한 마음으로 하던 일을 정리하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종말도 담담한 마음으로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시) 2. 추석 전야(前夜)의 기도/ 김시종
막말로 364일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해도,
하늘이시여!
추석날 하루만은
청명(淸明)한 날씨를 주시사,
5천만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한가위 달을 보고,
달 속에서 부모님과 그리운 사람과
어린 날 고향을
꼭 만나게 하소서.
(2019. 9. 12. 17시 55분. 모전천(반쟁이))

<덧 말> 나의 기도를 하느님이 들어주셔서, 한가위 날(2019. 9. 13) 한가위보름달을 볼 수 있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
달 속에서 돌아가신 부모님과 그리운 사람과 어린날 고향뿐 아니라, 가버린 애묘(愛猫) 애용이도 볼 수 있었다.
신통방통한 애용이었다.
(시) 3. 가요무대/ 김시종
가요무대에서 윙크와 윙크를 하면
십 년은 젊어진다.

키도 크고(164cm) 얼굴도 밉상이 아니고,
노래와 춤 실력은 특상(A+)이다.

우리나라 여성 듀엣팀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 듀엣팀에서도
첫째가 단연 윙크라고
엄숙히 선언하는 바이다.
(2019. 7. 29. 15시 45분 作)

<덧 말> 만년소녀로 착각하던 윙크자매. 1983년에 언니(강주희)·동생(강승희)이 3분차로 태어났다는데, 올해 벌써 37세라니 세월이 너무 빠른 것 같다. 이렇게 안타까워하는 필자는 78세니, 두 달만 지나면 79세가 된다. 더 젊어지고 싶지도 않고, 살아온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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